트럼프 예산 삭감에…미 항공우주국 최대 연구소 도서관 ‘폐쇄’
고더드 우주비행 센터 도서관 폐관
트럼프 정부 추진 구조조정 일환

미국 메릴랜드주 그린벨트에 위치한 나사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전경. 위키피디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예산 삭감에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최대 규모 연구소의 도서관이 문을 닫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메릴랜드주 그린벨트에 위치한 나사 고더드 우주비행센터 내 도서관이 1월 2일 운영을 종료한다고 전했다. 나사는 2022년 이후 전국 도서관 7곳의 운영을 중단했으며, 지난해에만 3곳의 문을 닫았다.
1959년 최초의 우주비행센터로 설립된 고더드 센터는 허블 망원경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 개발을 지휘하는 등 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최대 규모의 연구소다. 이에 따라 고더드 센터 내 도서관에는 수만 권의 도서, 문건, 학술지 등이 소장됐다. 도서관은 1960∼1970년대의 구소련 로켓 과학자들의 임무 기록을 담은 서적과 과거 나사 임무 과정에서 수행된 실험 문건 등 희귀 자료를 보관 중이다.
NYT에 따르면 나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진행 중인 예산 삭감 여파로 올 3월까지 5.1㎢ 규모의 고더드 센터 내 건물 13곳과 과학·공학 연구실 100여 곳을 폐쇄할 방침이다. 고더드 센터도 지난해 일론 머스크가 이끈 정부효율부 주도의 예산 감축 이후 직원을 1만 명 이상에서 6,600명으로 3분의 1 이상 줄였다. 센터 내 도서관 폐관도 이 같은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NYT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6월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에서 나사 예산을 약 25% 삭감했으며, 특히 기후·지구과학·태양계 탐사·천체물리학을 포함한 과학 부문 예산은 73억 달러에서 39억 달러로 47% 삭감했다.
나사 “폐관 아닌 통합” vs 노조 “셧다운 틈탄 졸속 폐쇄”
이에 대해 제이컵 리치먼드 나사 대변인은 “폐관이 아니라 통합”이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계획된 조치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시설을 통합해 연간 1,000만 달러를 절감하고, 유지보수 비용 6,38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장 자료의 소실 우려와 관련해서도 향후 60일 동안 자료를 검토해 중요 자료를 정부 수장고에 보관하고 나머지만 처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고더드 센터 노조와 메릴랜드주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센터 내 인력이 거의 없었던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중단) 기간을 틈타 도서관 폐쇄를 졸속으로 추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우주선 시험용으로 설계된 특수 장비들까지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고더드 센터 도서관이 폐관하면 나사의 주요 도서관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에임스 연구센터와 패서디나의 제트 추진연구소,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글렌 연구센터 등 3곳에만 남게 된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