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습 전 기지 사용 불허한 영국 맹비난…”전례 없는 일”

‘장대한 분노’ 앞에 갈라지는 대서양 동맹
스페인·영국, 美 기지 사용 요청 거부
영국, 공격 잇따르자 뒤늦게 허용
트럼프 “매우 실망…허가 너무 오래 걸려”
스페인도 로타·모론 기지 사용 불허

지난해 9월 18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영국 국빈 방문 당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찍힌 사진. 에일즈베리=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이란 군사작전인 ‘장대한 분노(Epic Fury)’를 앞두고 영국이 군사 기지 사용을 불허했던 사실을 공개하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맹비난했다. 전통적 우방인 영국과 스페인이 잇따라 기지 사용에 제동을 걸면서 대서양 동맹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공습을 앞두고 “스타머 총리가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두 나라 사이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장대한 분노’ 작전을 수립하면서 미·영 합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와 영국 글로스터셔 페어퍼드 공군기지를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영국 측은 지난달 17일 미국 군사당국과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협상에 대해 논의한 뒤, 국제법 위반 소지를 우려해 기지 사용 불허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스타머 총리는 1일 밤 페르시아만(걸프) 국가에 대한 이란의 무차별 보복 공격이 시작되자 ‘구체적이고 제한적 방어 목적’에 한해 기지 사용을 허용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며 “처음부터 승인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반환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소유권을 유지했어야 한다”며 거듭 불만을 드러냈다.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는 이란 탄도미사일 사거리 밖이지만, 미군 B-2 폭격기 작전 반경 내 있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영국은 지난해 5월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고, 제도 내에 위치한 디에고 가르시아섬 군사 기지를 최소 99년간 통제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 하원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 공습에 관여하지 않기로 한 우리 결정에 이견을 표현했으나 영국의 국익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은 내 의무”라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중동 내 영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이란 미사일 시설 타격이 필요해지면서 기지 사용을 허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총리 “이란 공습은 국제법 위반”

스페인도 이날 미국의 기지 사용 요청을 거부한 사실을 공개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날 현지 방송에서 “미국과의 기지 협정은 국제법 준수와 국제적 지지를 전제로 한다”며 남부 로타와 모론 기지의 사용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국방부 또한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앞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지난달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국의 이란 공습을 “일방적 군사 행동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다음 날 로타와 모론 군사기지에서 11대의 미국 공중급유기가 독일과 키프로스의 기지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로타와 모론 기지는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과 아프리카 대테러 캠페인 등 미국의 중동 지역 군사력 증강을 위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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