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미국서 90일간 생명 연장… “존립 여부, 트럼프에 달려”
트럼프 “취임 후 금지 유예” 공식화에
틱톡, 서비스 전면 중단 하루 뒤 재개
“지분 50% 매각” 중재안 실현 미지수
중국계 짧은 동영상(쇼트폼) 플랫폼 ‘틱톡’이 미국에서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지 하루 만인 19일(현지시간) 운영을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이 취임하면 이른바 ‘틱톡금지법’ 시행을 유예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데 따른 조치다.
틱톡 “트럼프 고마워요” 치켜세우기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틱톡 금지를 최대 90일 미루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20일(대통령 취임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틱톡금지법은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을 경우 19일부터 틱톡 앱의 신규 다운로드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는 법 시행을 90일간 유예하고 그 안에 해결책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틱톡과 관련된) 기업들에 틱톡이 중단되지 않도록 요청한다”며 “틱톡 서비스 중단을 막는 데 도움을 준 기업들은 법적 책임을 지지 않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같은 트럼프의 입장이 나오자 틱톡은 미국 서비스를 즉각 복구했다. 틱톡은 서비스 재개 공지를 띄우며 “트럼프 대통령(당선자)의 노력 덕분에 틱톡이 돌아왔다”고 트럼프에게 공을 돌렸다. 추 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도 영상 메시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누팜 찬더 조지타운대 교수는 “틱톡의 미국 내 존립 여부는 트럼프에게 달려 있다”며 “그래서 틱톡이 그의 호의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19일 서비스가 복구된 틱톡에 접속했을 때 가장 먼저 뜨는 영상의 한 장면. 추 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서비스 복구 사실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틱톡 캡처
틱톡, 돌고 돌아 머스크 품으로?
틱톡은 일단 미국 시장 퇴출은 면했으나 서비스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는 이날 미국 기업이 틱톡 미국 사업의 지분 50%를 갖는 중재안을 제시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행 법은 틱톡을 미국 기업에 완전히 매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루빨리 매수자를 찾아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미국 사업권을 지키는 게 최우선인 틱톡과 거래 승인 권한을 가진 중국 정부, 매수자를 모두 만족시키기 쉽지 않아서다.
현재 매수 후보군으로 트럼프의 최측근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전 구단주 프랭크 매코트, 구독자 수 세계 1위 유튜버 미스터 비스트,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AI 등이 거론된다. 테크업계는 이들 가운데 세계 1위 부자로 자금력이 있고 친중국 성향인 머스크를 매수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꼽고 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