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막히고, 톱가수 공연 돌연 취소… 중국, ‘한일령’ 본격화
일본행 비행기 904편 운항 중단
여행·유학 자제령 이어 추가 보복

중국 광둥성 주하이시 주하이진완공항에서 28일 다롄항공 보잉 737-800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주하이=AFP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의 공세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의 후속 조치로 중국 여객기의 일본행 항공 노선을 대폭 축소하고 일본 가수의 중국 내 공연까지 당일 취소되면서 중국이 ‘한일령(限日令·일본 문화 콘텐츠 제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들은 12월 운항할 예정이었던 일본행 노선 5,548편 중 904편의 운항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출발해 일본에 도착하는 항공편의 약 16%가 취소된 것이다. 지난 25일 기준 일본행 운항 중단 항공편은 268편이었으나 불과 이틀 만에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운항 중단 노선은 72개이며, 좌석 수는 총 15만6,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과 일본을 오가던 정기 항공편 노선은 모두 172개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일본 공항은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무려 626편이 감소했다. 이어 나리타공항과 나고야 인근의 주부공항이 각각 68편, 홋카이도 삿포로 인근 신치토세공항이 61편 순으로 운항 중단 편수가 많았다. 도쿄 하네다 공항의 경우 중국 항공사가 운항하는 989편 중 7편만 줄어 영향이 미미했다. 도자키 하지메 오비린대 교수는 “하네다 노선은 안정적 수요가 있어 항공편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며 “중국 항공사들이 운항편 축소에 소극적이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일 갈등 후폭풍은 문화계·엔터테인먼트 업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인기 여가수 하마사키 아유미는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오후 중국 주최사가 ‘불가항력의 요인’을 이유로 들어 공연 중지를 발표했다고 일본 NHK방송은 전했다. 하마사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8일) 오전에 갑자기 공연 중지를 요청받았다”며 “믿을 수 없고 말도 안 된다”고 적었다.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주제가를 부른 가수 오오츠키 마키의 소속사 또한 전날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공연을 취소당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외에도 29일 일본 인기 아이돌 그룹 ‘모모이로 클로버 Z’가 출연하는 행사, 항저우와 베이징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뮤지컬, 일본인이 참여하는 소규모 라이브 하우스 공연 등도 갑작스럽게 중지됐다고 일본 교도통신은 전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