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넘게 감금·고문 숨지자 시신 불태워’
애틀랜타 특정종파 엽기살인 내막
조지아주 애틀란타 지역에서 한인 형제들과 15세 청소년이 포함된 남녀 6명이 한국에서 미국을 방문한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돼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본보 15·16일자 보도) 관련 용의자들은 범행 장소로 알려진 주택에서 함께 집단생활을 했고 범행은 종교적 퇴마의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현지 언론들이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역매체 폭스5에 따르면 귀넷 카운티 경찰국(GCPD)은 숨진 한국인 여성 시신의 상태는 일종의 종교의식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공개한 체포영장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피살된 여성의 시신을 불태워 담요에 둘러싼 뒤 공범인 에릭 현(26)의 재규어 승용차 트렁크에 은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의자들이 피해 여성을 1개월 넘게 감금 고문하다 살해해 시신을 불태운 후 차량에 은닉했는데, 이러한 행위가 종교단체 ‘그리스도의 군인’의 가입 절차 의식 중 하나로 일종의 퇴마의식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용의자 6명 모두 자신들이 ‘그리스도의 군인’에 소속돼 있다고 밝혔으며 피해자도 이 단체에 가입하기 위해 한국에서 입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신원도 밝혀졌다. 귀넷 카운티 경찰의 용의자들 체포영장에는 숨진 피해 여성이 한국 국적의 조세희(31)씨로 기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지난 7월 전자여행허가서를 받아 3개월 단기 체류가 가능한 무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다. 귀넷 카운티 경찰은 현재 애틀란타 한국 총영사관을 통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조씨의 가족들과 연락이 닿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역 주민들은 범행 장소로 알려진 로렌스빌의 주택은 주로 한국에서 오는 유학생들이 숙식하는 곳으로 이용됐었다고 전했다. 용의자 이준호씨 3형제를 비롯, 이가원, 이현지씨의 거주지가 모두 범행 장소인 주택으로 돼 있었고 경찰은 공범인 에린 현씨 역시 이들과 함께 이 집에 거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택의 소유자는 용의자 3형제의 부모인 한인 목사 이모씨로 지난 2021년 이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3형제의 부모는 이번 사건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1개월 넘게 지하실에서 범행이 진행되는 동안 부모와 함께 거주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향후 수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지난 15일 귀넷 카운티 법원에서 진행된 첫 심리에서 판사는 이가원(26), 이준호(26), 이준현(22), 이현지(25)씨에 대한 보석 요청을 기각했으며 이들은 현재 살인, 감금, 증거조작, 사체 은닉 및 은폐 혐의로 기소됐으며 조직적 갱범죄 행위도 추가 적용된 상태다. 이날 병원에 입원중인 에릭 현(26)씨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청소년 법원에서 별도의 심리 절차를 밟을 예정인 이모(15)군은 심리에 출석하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