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북극항로 가진 그린란드…트럼프 “절대 포기 못해”

희토류 등 풍부한 천연자원 매장
실리콘밸리 투자자들도 관심
기후위기에 지정학적 가치 커져

덴마크 군대가 지난해 9월 그린란드 캉거루수아크에서 여러 유럽 나토 회원국 소속 수백 명의 병력과 함께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캉거루수아크(그린란드)=AP 연합뉴스

덴마크 군대가 지난해 9월 그린란드 캉거루수아크에서 여러 유럽 나토 회원국 소속 수백 명의 병력과 함께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캉거루수아크(그린란드)=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향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유럽 동맹국들이 불쾌한 기색을 명백히 드러내는데도 무력 공격까지 언급할 정도로 압박 강도를 높이는 건, 그린란드의 경제적·지정학적 가치가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그린란드는 긴 시간 트럼프의 의제였지만, 그 이유는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어 왔다”고 지적했다. 2019년만 해도 그린란드에 대해 “본질적으로 대규모 부동산 거래”라고 표현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지난해 초에는 “경제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 점령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그린란드의 경제적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는 의미다.

그린란드는 중국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설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첨단 산업 필수 자원인 희토류는 그린란드에 3,610만 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세계 1위 규모인 중국 매장량(약 4,400만 톤)에 버금간다. 지난해 불거진 미중 무역갈등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들자, 미국이 결국 협상으로 전환하며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던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린란드는 반드시 차지해야 할 전략적 지역인 것이다. 이밖에 그린란드에는 석유와 천연가스는 물론 철, 구리, 금, 아연, 니켈 등 방대한 양의 광물 자원이 얼음 아래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린란드는 투자 측면에서도 빅테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페이팔·팔란티어 창업자이자 억만장자 사업가인 피터 틸은 오래전부터 기존 정부 간섭에서 벗어난 가상화폐 기반 ‘네트워크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가장 적합한 부지로 그린란드를 지목했다. 그린란드가 역설적으로 인프라가 없는 ‘거의 빈 땅’이라는 점에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린란드는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의 투자 대상 목록에서 상위권”이라며 “화성과 달리 그린란드 점령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짚었다.

그린란드 위치. 구글맵 캡처

그린란드 위치. 구글맵 캡처

국가 안보적 관점에서도 미국에 중요하다. 기후변화로 북극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새로운 해상 운송로가 생겼고, 이로 인해 그린란드 인근 바다의 지정학적 가치가 커지는 상황이다. 북극항로를 통하면 서유럽에서 동아시아까지의 이동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된다. 지난해 11월 중국과 러시아는 북극항로 협력 강화에 합의했는데 러시아가 중국에 에너지를 수출하고, 중국은 새로운 항로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근처에 중국과 러시아 선박이 널려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가디언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국방에 있어 점점 더 중요한 지역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기후 위기가 악화함에 따라 지정학적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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