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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격변기 거친 작가들의 작품세계 한눈에…

필라 뮤지엄 21일∼내년 2월11일‘시간의 형태: 1989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전’

▶한국 사회·문화 역동적 변화시기 정치·여성주의 등 테마 다뤄

▶서도호·함경아 등 1960∼86년 출생작가 28명 작품 소개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더불어 미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술관인 필라델피아 미술관(이하 필라 뮤지엄)이 이달 한국 현대 미술을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회를 개최한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오는 21일부터 내년 2월11일까지 열리는 ‘시간의 형태: 1989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전’(The Shape of Time:Korean Art after 1989)은 한국 사회와 문화가 역동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전환, 긴장, 정치, 순응 및 여성주의 등의 테마를 다루며 서도호, 함경아 등 대표적 한국 현대미술 작가 28명의 다양한 작품이 소개된다.

서도호, 마이클 주, 바이런 김, 함경아, 정연두, 권하윤, 임민욱, 강서경, 장지아, 오인환, 유니 김 랑, 김계옥,이수경, 윤상희, 박경근, 정은영, 오형근, 박찬경, 손동현, 안세권, 김주리, 오재우, 유의정, 주세균, 노순택, 신미경, 하지훈, 여선구 등 참여작가들은 1989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1960년에서 1986년 사이에 출생한 이들 작가는 공통적으로 격변하는 한국 문화를 경험한 세대들로 대한민국의 독재 정권을 거치고, 경제적 글로벌화와 해외 여행 자유화가 본격화되는 시기를 겪었으며, 자유민주주의를 경험한 세대로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문화적 격변을 잘 보여주게 된다.

전시는 30여 년간 격변기를 거치며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예술가들의 인식의 틀이 어떻게 재조성되었는지를 성 정체성 문제를 둘러싼 신체, 긴장과 갈등, 이주, 관습에 대한 순응 그리고 변화를 통해 보여준다.

1876년 설립된 필라 뮤지엄은 현대미술의 선구자 마르셀 뒤샹 컬렉션으로 특히 유명하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동서양 미술품 25만여 점을 소장한 초대형 미술관이다. 영화 ‘록키’의 배경으로도 잘 알려진 명소다.

필라 뮤지엄 역사상 최초로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인 ‘시간의 형태’전은 2021년 이 미술관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임원으로 발탁돼 부관장으로 부임한 우현수 큐레이터가 주도하고 있다.

서도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한국에서 살던 집을 반투명 천으로 디테일하게 표현한 집 설치작을 선보인다.

서울과 뉴욕, 그리고 런던 등 주요 도시를 오가며 얻는 공간적 체험을 건축적 설치로 만드는 서도호는 자신이 어릴 적 살았던 성북동 한옥을 작품의 모티프 삼아 20세기 말부터 집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그의 초기 작업은 집단 속 개인의 문제를 다룬 것이 대세였지만, 집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 비교 및 기억의 영역에서 주체와 공간의 관계를 다루는 것으로 심화돼 개인적 추억이 어린 한국 전통가옥의 구조를 반투명 천으로 재현하거나 작가의 뉴욕 작업실을 재구성해 놓은 설치물 등 집을 소재로 주체가 겪는 문화 이동을 체험적으로 다뤘다.

자수회화 연작으로 잘 알려진 함경아 작가는 중국을 통해 북한에 보내져 제작된, 비단 위에 샹들리에의 형상을 수놓은 작품을 전시한다. 함경아의 작품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작품명 아래에는 실제 재료인 실뿐만 아니라, 1800시간 동안 자수를 놓은 ‘북한 노동자’, 도안과 완성물을 주고받아준 ‘중개인’, ‘검열(Censorship)’과 ‘불안감(Anxiety)’도 작품의 주재료로 적혀 있다.

오재우 작가는 우리 세대에 공유된 국민체조를 주제로 국가 공동체의 의미가 ‘공동의 움직임’을 통해 개인의 신체와 정신에 어떻게 각인되었는지 통찰하는 비디오 작품을 보여준다.

△장소 2525 Pennsylvania Avenue, Philadelphia, PA 19130

△개관 시간 월요일, 금~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화~목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12달러, 65세 이상 노인 11달러, 학생 ID 지참시 7달러, 18세 미만 및 회원 무료

△웹사이트 www.philamuseum.org

<뉴욕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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