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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의사되기… 현실은‘바늘구멍’

미 진출 희망 한국 의사들 한국 의사면허 인정 안돼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한국 전공의들이 미국 의사시험에 관심을 보이면서 시험 정보 사이트가 접속량이 폭주하면서 먹통이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업체 측은 “미국으로 나가려는 수요가 급속히 많아진 것 같다. 현재 한국의 의료상황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국 면허를 가진 MZ 세대 의사들의 미국 의사시험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에서 의사되기는 결코 만만치 않다.

USMLE 코리아 통계에 따르면 미국 의사시험 준비생 800여명 중 단 25명(3.1%)만이 미국 진출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의대를 졸업하고 획득한 한국 의사 면허는 미국에선 인정되지 않는다. 미국 의사로 진료를 하려면 자격시험을 높은 점수로 통과한 후 레지던트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한다.

한국 등 외국 의대 졸업생은 먼저 ECFMG(Educational Commis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에 등록한 후 USMLE(U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 1~3차에 합격해 인증서(수련면허)를 받아야 한다.

1차 시험(STEP1) 과목은 생리학, 생화학, 해부학 등 주로 기초의학 내용이다. 2차 필기시험(STEP2CK)은 주로 내과, 외과, 산부인과 등을 포함하는 임상의학 내용이며 9시간에 걸쳐 본다.

이 과정에서 800여명의 응시생 숫자가 50명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2차 실기시험(STEP2CS)은 6시간에 걸쳐 직접 ‘표준환자’라는 훈련된 배우를 상대로 12케이스의 환자를 진료해서 차트까지 작성해야 한다.

3차 시험(STEP3)은 임상의학을 평가하는 MCQ와 다양한 환자 사례를 통해 수험생의 의사로서의 역량을 평가하는 CCS로 나뉘어져 있다.

2차 실기시험과 3차 시험에 합격하고도 실제 레지던트 인터뷰 제의를 받고 통과하는 이들은 800명 중 단 25명에 불과하다.

인터뷰를 통과해 레지던트 수련과정을 거치면 정식으로 미국 의사면허증을 취득하게 된다.

하지만 영어능력이 떨어지거나 향수병이 심각해 레지던트 수련 중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정식 의사가 되고나서도 미국 의료시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보다 환자의 권리가 높은 미국에서 한번이라도 의료소송에 휘말리면 가혹한 벌금을 물어야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 개업 중인 한 전문의는 “의사들은 항상 의료사고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면서 “MZ세대 한국 의사들의 미국 진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시간과 돈만 낭비한 채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뉴욕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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