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만 무기 판매 발끈한 중국에 “새삼 왜 그래”… 신중한 반응
中 보복 제재에 美 국무부 對언론 성명
트럼프, 내년 방중 틀어질까 신중한 듯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30일 부산 김해공항 공군기지 의전실인 나래마루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나가며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데 발끈한 중국을 상대로 새삼스럽게 왜 그러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당장 비슷한 강도의 맞대응 조치를 내놓지는 않았다. 갈등 재점화를 바라지 않는 눈치다.
무늬만 강력 반대
미국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대만 자위 역량 지원이 명목인 미국의 무기 판매를 도왔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들에 보복을 가하려는 중국의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적극적 유감 표명으로 보기는 어렵다. 해당 입장은 질의하는 언론에만 프레스 가이던스(PG) 형태로 제공됐다.
빌미를 준 쪽은 미국이었다. 18일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으로 향하는 111억 달러(약 16조 원) 규모의 무기 판매안을 승인했다.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 수준인 데다 판매 무기에 자폭 무인기(드론) 등 공격용 무기가 다수 포함됐다.
가만히 있을 중국이 아니었다. 26일 중국 정부는 노스롭그루먼시스템스, L3해리스의 해양 부문, 보잉 세인트루이스지사 등 미국 방산업체 20곳과 이들 기업의 경영자 10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들은 중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중국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해당 업체 임원들의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 입국도 허용되지 않는다.
1979년부터 묵인
예고된 마찰이었다. 미국은 1979년 제정된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에 자위 용도의 방어 무기를 제공할 의무를 지게 됐고 역대 행정부는 이를 준수해 왔다. 국무부도 성명에서 “이 정책은 9개의 다른 미국 역대 행정부에서 일관되게 유지돼 왔고 대만해협 전반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기여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돌출 행동이 아님을 환기했다.
하지만 ‘하나의 중국’이 철칙인 중국이 매번 눈감지는 않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3년 2월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을, 올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인터코스털 일렉트로닉스 등 기업 7곳을 각각 대만에 무기를 팔았다는 이유로 ‘신뢰할 수 없는 업체’ 명단에 올렸다.
더욱이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4월 방중을 앞두고 협상력 강화를 위한 양국 간 신경전이 본격화할 법한 시기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성명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며 미중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될 최우선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항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강경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유대 강화에 대한 의회 상당수의 우려가 이번 판매 승인으로 무마됐다”고 평가했다.
정상회담 관리 모드
그러나 이번 사태가 양국 간 충돌의 불씨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미국 방산업체 간 거래가 거의 없고 중국이 보잉 민간 항공기의 대량 구매자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중국의 이번 조치는 상징적”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조치의 영향이 제한적일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런 만큼 내년 11월 중간선거(연방 상·하원 의원 등 선출)를 앞두고 물가 탓에 나빠진 국내 여론부터 달래야 하는 처지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일이 유화적 대중국 태도를 포기하고 분란을 감내하게 만들 유인이 되기는 어렵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방중 때 중국과의 무역 협정 체결을 성사시켜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삼고 싶어 한다. 실제 27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별다른 반응은 없는 상태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