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60년 누적 수익률 610만%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퇴임
기업 가치 주목한 ‘가치 투자’ 고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95)이 60년간 이끌어온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1월 1일자로 버핏이 후계자로 지목한 그레그 에이블(63) 부회장이 버크셔 CEO로 취임한다. 에이블 신임 CEO는 2000년 버크셔가 당시 미드아메리칸 에너지(현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를 인수할 때 회사에 합류했다. 그는 2018년부터 버크셔의 비보험 사업을 총괄하는 부회장을 지냈다. 버핏은 회장직만 유지해 경영 일선에서는 사실상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1965년 직물 회사인 버크셔를 인수해 연 매출 약 4,000억 달러(약 579조 원) 규모 지주사로 키워 오마하(버크셔 소재지)의 현인으로 불렸다. 현재 버크셔는 보험사 가이코, 철도 회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 아이스크림 업체 데어리퀸 등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며 자회사 수십 곳을 거느린 지주사로 성장했다. 주요 주식 포트폴리오 종목은 애플,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코카콜라, 셰브런 등이다. 버핏은 기업의 내재 가치에 기반해 주식을 선택하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가치 투자 전략으로 자산을 불려 나갔다.

버크셔 주식의 누적 상승률은 610만%

버핏이 CEO로 재직한 마지막 날인 이날 버크셔 A주 주가는 전장보다 0.1% 하락한 75만4,800달러, B주는 0.2% 내린 502.65달러로 각각 마감했다. 버크셔의 주식 누적 상승률은 60년간 약 610만%에 달했다. 같은 기간 배당금을 포함한 S&P500 지수 수익률(4만6,000%)을 크게 뛰어넘는 성과다. 향후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운용을 총괄하는 투자 책임자 역할을 누가 맡을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버핏의 자산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약 1,500억 달러(약 217조 원)로, 세계 10위 부자다. 1958년에 3만1,500달러에 구입한 오마하의 주택에 여전히 거주하며, 맥도널드 햄버거와 코카콜라 등을 즐기는 소박한 생활을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자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말 기준 그가 기부한 누적 금액은 610억 달러(약 88조 원)다.

버핏이 CEO직에서 물러나면서 매년 투자자들의 필독서로 여겨졌던 그의 연례 주주서한도 더 이상 발간되지 않게 됐다. 그는 지난해 11월 10일 공개한 마지막 편지에서 “위대함은 돈이나 권력으로 얻어지지 않으며, 남을 돕는 모든 작은 행동들이 세상을 돕는 것”이라며 “당신은 완벽하진 못해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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