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브로콜리로 한 끼 4400원에 해결”… 美 장관 망언 논란

트럼프 정부 ‘2025~2030 식단 지침’ 관련
롤린스 농무장관 “한 끼 식사 3달러면 가능”
“식료품값 하락” 허위 주장도… 비판 봇물
민주당 “일반 가정의 어려움 전혀 모른다”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이 지난해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이 지난해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농무부 장관이 “한 끼 식사를 3달러(약 4,420원)에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새 식단 지침에 끼워 맞춘 억지 주장이자, 날로 치솟는 식료품 가격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이유에서다. 서민들의 ‘식탁 물가’를 잡아야 할 농무장관이 근본적 대응책을 내놓긴커녕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장관은 전날 미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닭고기 한 조각, 브로콜리 한 조각, 옥수수 토르티야 한 장, 그리고 다른 음식 하나만 추가하면 한 끼를 3달러에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최근 개정한 식단 지침을 미국인들이 어떻게 맞출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롤린스 장관은 “1,000번 이상 시뮬레이션을 거쳤다”며 “(이렇게 하면) 우리 국민들이 실제로 돈을 절약하면서 정부 지침을 실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보건복지부와 농무부는 지난 7일 초가공식품과 설탕,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자연 식재료 중심의 식사를 권장하는 ‘2025~2030 미국인을 위한 식단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학교 급식, 군 급식, 저소득층 영양 지원 프로그램(SNAP) 등 미 연방정부가 5년간 추진하는 식품 영양 정책의 기본 틀이 된다.

테드 리우 미국 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올린 게시물. 공화당 소속인 브룩 롤린스 미 농무장관이 추천한 대로 닭고기와 브로콜리, 옥수수 토르티야, 사탕으로 구성된 '3달러 식사'를 마련해 봤다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X 캡처

테드 리우 미국 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올린 게시물. 공화당 소속인 브룩 롤린스 미 농무장관이 추천한 대로 닭고기와 브로콜리, 옥수수 토르티야, 사탕으로 구성된 ‘3달러 식사’를 마련해 봤다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X 캡처

롤린스 장관은 ‘식료품 가격 하락 중’이라는 거짓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연말 연휴 영향으로 많은 사람이 장을 보면서 (식료품 가격이) 반짝 상승했다”며 “지금은 달걀, 닭고기, 돼지고기, 우유, 브로콜리 등 전반적으로 식료품값이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과 다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식료품 가격은 전월 대비 0.7% 올라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보였다.

민주당 등에서는 롤린스 장관을 향해 질타를 쏟아냈다. 테드 리우 민주당 하원의원은 엑스(X)에 닭고기·브로콜리 한 조각씩과 옥수수 토르티야 한 장, 페퍼민트 사탕 한 개가 놓인 접시 사진을 올린 뒤 “물가는 오르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렇게 먹으라고 한다. 냠냠”이라며 부실한 식사를 비꼬았다. 민주당 소속 에드 마키 상원의원도 “트럼프 행정부는 일반 가정이 겪는 어려움을 전혀 모른다”며 “그들은 저녁 한 끼가 얼마 드는지 모르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감각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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