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장관, K반도체 압박 “대미 투자 않으면 100% 관세”

美 “반도체 관세, 국가별 협상으로 결정”
대만 기준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 않을 듯

지난해 2월 14일 촬영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연합뉴스

지난해 2월 14일 촬영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후 각국에 부과할 반도체 관세 및 면제 기준을 국가별 협상을 통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한국·대만 등 반도체 생산국에 ‘100% 관세’를 경고하며 대미 생산시설 투자를 요구했다.

1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대만과 합의한 반도체 관세 면세 기준이 한국에도 적용되느냐’는 질의에 “국가별로 별도의 합의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이 대만에 적용하는 기준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별도의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정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령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미국에 수입된 반도체가 미국의 기술 공급망과 제조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경우 관세가 면제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후 미국은 이튿날 대만과의 무역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새 반도체 생산 시설을 구축 중인 대만 기업은 해당 시설을 짓는 동안 생산 능력 대비 최대 2.5배까지 품목별 관세를 면제하고, 미국에 반도체 생산 시설을 완공한 대만 기업은 해당 시설의 생산 능력 대비 1.5배에 해당하는 물량까지 품목별 관세 없이 미국으로 수입할 수 있게 했다.

대만보다 먼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한국의 경우, 지난해 11월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서 한국산 반도체 대(對)미 관세와 관련해 향후 미국이 ‘한국보다 대미 반도체 교역량이 많은 국가’와 체결할 합의보다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는 주로 대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한국은 미국이 무역 합의 때 약속한 반도체 관세 우대를 위해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할 수도 있게 된 셈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14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14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러트닉 장관은 주요 반도체 생산국을 향해 미국에 투자하지 않으면 “100% 반도체 관세를 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이날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모든 이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이 특정 기업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대만과 무역 협정에 명시된 관세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대만 “하워드, 어떻게 계산했는지”

대만 측은 미국과의 상호 관세 합의 이후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궁밍신 대만 경제부장(장관)은 러트닉 장관이 전날 “대만 전체 (반도체) 공급망과 생산량의 40%를 미국으로 가져오는 게 목표”라고 밝힌 것을 두고 “어떻게 계산했는지 모르겠다. 양측이 협력 가능하다”고 이날 말했다. 그는 5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으로 추산할 때 대만과 미국의 산업 능력 비중은 2030년 85% 대 15%, 2036년 80% 대 20%일 것으로 내다봤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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