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안에 담긴 내용은…”호르무즈 통행료 없이 즉각 개방”

미·이란 종전 MOU 초안 틀 유지
60일 휴전 연장하고 2단계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어업 관련 선언문 서명식에서 기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곧 서명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MOU)는 의제별로 30일과 60일 기한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골자로 알려졌다. 다만, 서명이 이뤄지면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행료 없이 즉각 개방하고, 합의 준수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재가 완화된다.

“미·이란, 60일 휴전 연장”…MOU 구조, 지난달 말 실무진 합의 초안과 동일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12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 합의’라 불릴 미·이란의 종전 MOU안이 레바논을 포함한 중동 전역에서 휴전 기간을 60일로 연장하고, 이 기간 동안 핵 협상을 진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CBS뉴스도 미국과 이란이 이르면 이번 주말 또는 내주 초 종전 MOU 또는 의향서를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미국과 이란의 새 세부 사항이 반영된 MOU 초안이라며 14개 항목을 공개한 가운데, 양국은 제재 및 해상봉쇄 해제 시점을 두고 막판 이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을 종합하면, MOU 서명 직후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행료 없이 즉각 개방하고, 30일 이내에 전쟁 이전의 해운 물동량 수준으로 회복해야 한다. 대신 이행 여부에 따라 미국의 해상 봉쇄도 해제된다. MOU에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 문제를 다루기 위한 틀도 언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다루고 있지 않아서 이에 대한 협상을 60일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말 미국과 이란 양측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던 14개 항으로 구성된 MOU 초안의 틀과 동일하다. 지난달 24일 이란 외교부와 외신은 양국이 △상호 적대행위 중단 △30일 내 호르무즈해협 정상화와 해상봉쇄 해제 및 제재 일부 유예 △60일 내 핵 협상과 제재 전면 해제 및 동결 자산 해제 등 3단계 종전 로드맵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이란, 분쟁 중단 위해 한걸음씩 양보했나

그러나 미국과 이란은 각 개념의 정의와 이행 시점을 두고 해석을 달리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가 즉각 해제되면, 해협의 관리 주체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해운 물동량을 30일 이내 전쟁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관리 주체 없이) 개방돼야 하며, 개방되더라도 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었다. MOU는 결국 채택되지 못했다.

미 외신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문제에서 양보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를 놓고 한 걸음 양보한 모습이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액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 사찰단 감독하에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희석 방안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3월 15일 CBS ‘페이스더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더 낮은 농도로 희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미국과 IAEA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파내 폐기한다는 조항을 추가할 것을 요구하며 MOU 초안을 승인하지 않았다.

‘동결자산 및 제재 완화’ 시점·레바논 문제 여전히 불투명

그러나 이날 메흐르통신이 공개한 MOU초안을 고려하면, 미·이란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에 따르면, MOU 제14항은 “최종 협상은 △(이란의) 동결 자금 절반(약 120억 달러) 해제 △해상봉쇄 해제 등이 이뤄지기 전에 시작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호르무즈해협도 “이란식 절차”에 따른 재개방이라고 적혀 있다. 해협의 완전한 재개방이 아니란 뜻이다.

액시오스는 “이란의 해외 동결자산이 어떻게 처리될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MOU에 포함돼 있는지는 불투명하다”며 “미국 관리와 한 중재국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카타르는 최근 며칠 동안 이란이 인도주의적 물품 구매를 위해 카타르에 동결된 자금 일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연계 누르뉴스는 “여전히 양측 간 중대한 이견이 있다”며 “초기 MOU는 가능하지만, 지속가능한 합의까지의 길은 길고 복잡하며, 여러 장애물로 가득할 것”이라고 전했다.

MOU 최종안, 이란 최고지도자 승인 앞두고 있어

현재 미국과 이란의 MOU 합의안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아직 이란은 MOU 합의에 관한 최종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며 “처음부터 우리의 입장은 분명했지만, 미국이 입장을 계속 바꿨다”고 국영 IRNA 등에 밝혔다. 다만, 파르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카타르의 중재로 미국이 새로 했던 요구를 철회하고 초기 문안으로 복귀했다”며 “미국이 이란이 제안한 MOU안을 수용한 만큼, 채택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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