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반도체 투자, 호남에 역사적 보상… 차질 없이 반드시 성공시킬 것”

이성택 기자 외 2명

“800조, 역사적 누적투자량 보면 조족지혈”
“호남 설움, 조금이나마 벗어날 기회에 기뻐”
정부 “신규 산단, 계획 보상 설계 동시 추진”
광주 이어 2일 아산, 3일 진주서 국민보고회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광주=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부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증설과 호남 클러스터 신설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30일 공개했다. 800조 원이 투입되는 호남 클러스터 착공 시점이 보다 빨라질 수 있는 셈이다. 일각의 ‘호남 특혜’ 비판에 이 대통령은 그간 호남이 받았던 차별을 감안하면 이번 투자는 ‘조족지혈’이라며 균형성장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이재용 회장님, 그리고 SK의 최 회장님한테서도 이런 약속을 받았다”며 “지금 (반도체) 수요가 너무 폭증하니까 (내가) ‘동시에 추진합시다’라고 말씀드려서 (그렇게 됐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용인 클러스터에 들어설 팹(반도체 공장) 착공 또는 준비 절차에 들어간 만큼 호남 착공에 한층 속도가 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기업은 전날 호남에 총 800조 원을 투입해 메모리 팹을 각각 2기씩 총 4기 신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착공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호남 설움, 조금이나마 벗어날 기회… 참으로 기뻐”

이 대통령은 호남 입지 선정에 대해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은) 수도권과 영남에 올인해 그 결과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외가 발생했다”며 “다행스럽게도 이제 그 설움을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조금이라도 교정할 수 있게 돼 참으로 기쁘다”고 덧붙였다.

앞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영남에 편중된 산업화를 겪으며 영·호남 인구가 역전됐다는 통계를 거론하며 “역사적으로 누적된 투자량을 비교한다면 (이번 투자는)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하다는 점을 모두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를 포함해서 광주 전남 지역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 됐다”며 지역 안배 외에 경제성도 감안한 결정임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 대화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서남권 국민보고회에서 이 대통령은 준비된 축사 대신 18분간 즉석 발언을 통해 호남이 그간 겪어온 지역 차별과 소외에 공감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청와대가 언론에 배포한 축사에서도 대규모 호남 투자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만들고 지켜온 호남에 대한 역사적, 국민적 보상으로 생각하고 일체의 차질 없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기업들은 정부에 인프라 구축 약속 이행을 요청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대규모 부지에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이 가능한 입지가 필요하다”며 “서남권은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조건을 만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입지”라고 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원전 확대 및 전력구매계약(PPA)을 적극 추진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정부 “신규 산단, 계획 보상 설계 동시 추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새로운 산업 단지들은 계획, 보상, 설계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조정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내겠다”고 호응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호남에) 800조 원의 투자가 생길 경우 160만 명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도 “제가 직접 관할해서 집행을, 기획을, 총책임을, 최종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며 “정치인들이 하는 정책 쇼, 보여주기가 아니고 진짜라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보고회 이후 팹 후보 부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전남 무안으로 이전이 추진 중인 광주 군공항 부지 등 서남권 산단 후보지와 해상풍력 발전단지 등지를 헬기로 시찰했다.

이 대통령은 내달 2일 충남 아산에서 충청권 보고회를, 3일 경남 진주에서 영남권 보고회를 각각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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