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메시 눈엔 눈물… 그래도 경이로웠던 ‘8골 4도움’의 여섯 번째 월드컵
정예준 인턴기자
결승서 슈팅 0개…아르헨, 0-1 패
메시 8골 4도움에도 2연패 무산
골든볼은 로드리, 골든 부트는 음바페에게
스칼로니 감독 “패배 인정하지만
… 지금까지 이룬 업적 잊어선 안 돼”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패배한 후 눈물 흘리고 있다. 이스트러더퍼드=AFP 연합뉴스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의 여섯 번째 월드컵은 눈물로 막을 내렸다.
아르헨티나는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스페인에 0-1로 패했다.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2연패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회 내내 아르헨티나를 이끈 메시는 결승전에서는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다시 결승으로 이끌었고,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에서는 후반 2개의 도움으로 극적인 2-1 역전승을 완성했다. 하지만 결승 무대에서는 스페인의 압박에 막혀 침묵했다.
메시는 이날 공을 54차례 터치하는 데 그쳤고,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킬리안 음바페의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22골)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메시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공격진 전체가 무기력했다. 월드컵 결승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 시간 90분 동안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연장전에 들어서야 슈팅 2개를 기록했지만 그마저도 유효 슈팅은 아니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연장 후반 1분 페란 토레스에게 결승 골을 허용하며 우승 트로피를 스페인에 내줬다. 루이스 데라푸엔테 스페인 감독은 경기 후 “승부는 훨씬 일찍 결정됐어야 했다”면서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이 우리의 승리를 늦췄을 뿐”이라고 말했다.
메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독일전에 이어 월드컵 결승에서 두 번째 패배를 경험했다.
개인상도 그의 몫은 아니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은 스페인의 로드리가 차지했고, 득점왕인 골든부츠는 메시보다 두 골 많은 음바페(10골)에게 돌아갔다.

스페인의 로드리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며 기뻐하고 있다. 이스트러더퍼터=AFP 연합뉴스
그럼에도 이번 대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선수는 메시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는 32강전부터 결승까지 매 경기 역전승을 거두거나 연장 승부를 펼쳤고, 그 중심엔 메시가 있었다. 조별리그 알제리와 경기에서는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토너먼트에서도 결정적인 득점과 도움으로 팀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아울러 브라질의 전설 카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월드컵 결승에 3차례 출전한 선수’가 됐다. 또 월드컵 통산 최다 공격포인트(33개·21골 12도움), 11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등 숱한 기록도 세웠다.
공교롭게도 결승전이 열린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은 메시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다. 그는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에서 칠레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 뒤 이곳에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나의 대표팀 경력은 끝났다”며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시는 다시 돌아왔다. 2021년과 2024년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이끌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생애 첫 월드컵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자신의 대표팀 커리어를 완전히 새로 썼다. 이날 패배로 월드컵 2연패는 실패했지만, 200경기가 넘는 A매치 출전과 월드컵 최다 출전(34경기) 기록을 남겼다.
2030년 월드컵이 열릴 때 메시는 40대에 접어든다. 인터 마이애미와의 계약은 2028년까지 남아 있지만, 이번 대회가 그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패배가 확정된 뒤 메시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바라보다 끝내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떠났다.
경기 후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결과보다 결승까지 올라온 과정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칼로니 감독은 BBC와 인터뷰에서 “슬프지만 우리가 온 힘을 다해 뛰었다는 건 잘 알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차마 다 할 수가 없다. 끝까지 경쟁해 준 이 선수들에게 영원히 감사할 뿐”이라며 “솔직히 상대가 더 나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해낸 일들과 여기까지 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가 해온 일들에 큰 가치를 둬야 한다. 승리할 때도 대범해야 하지만, 패배할 때도 대범해야 한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는 법을 보여줬다. 경기에서 졌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 해온 모든 걸 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온 국민께 우리가 정말 온 힘을 다해 뛰었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말을 마쳤다.
BBC에 따르면 스칼로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가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한 뒤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 정예준 인턴기자yejunborn10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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