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멸망시킬까 말까”… 중동 정상회담 앞두고 확전 고심
김민호 기자
중동 6개국 정상 회담 앞두고 발언
공격 전 주변국 동의 구하는 포석 관측

파나마 선적 유조선 ‘엘 가이아’호가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손상을 당한 영상을 이란 국영 방송 IRIB가 15일 공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 유조선이 호르무즈해협 남쪽의 통항 금지 구역을 지나던 중 기뢰에 피격되었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이 유조선이 지난달 이란 미사일에 맞아 운항 불능 상태가 됐다고 반박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한 대규모 공격 재개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미 온라인매체 액시오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발언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페르시아만 6개국 정상들과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액시오스에 “나에게 큰 결정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란 정권을 멸망시키고 싶은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을 언급하며 엄포를 놓은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발언은 무게감이 다르다.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페르시아만 주변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확전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
액시오스는 미국이 대규모 전투를 재개하려면 지역 동맹국들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동 국가들로부터 ‘다음 단계’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액시오스에 “중동 국가들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다”며 “우리는 그들을 매우 보호해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유엔(UN) 총회 기간 중동과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을 만나 가자지구 평화 이행안 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초안은 일주일 뒤 공표됐고 이를 바탕으로 가자지구 전쟁 종전을 위한 협상이 실제 타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에도 “우리는 전쟁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강도가 낮은 방식으로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초부터 대규모 전투를 유보하고 있다. 사우디와 카타르 등 관계국들이 이란이 보복으로 자국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액시오스는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군도 확전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전면전 재개 가능성을 대비해 현재 중동 지역에 배치된 미군 전력을 연말까지 유지하라고 군에 지시했다는 것이다. 한 당국자는 액시오스에 “미군이 현재 대기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향후 어디로 나아갈지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김민호 기자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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