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서 최후통첩 “이란 지옥 보낼 수도”… AI 패권 강조도

워싱턴=김현빈 특파원

“11월 미국 중간선거 직후 합의” 전망
40분간 연설에서 북한 언급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뉴욕=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이란과 협상할지 아니면 ‘지옥’으로 몰아넣을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총회 연설에서다. 이란과 대화 가능성을 닫지 않으면서도 군사적 압박을 앞세우며 양면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우려도 일축하며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의냐 신속한 궤멸이냐”… 11월 선거 직후 담판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UN 총회 연설에서 이란을 향해 “완전한 합의에 응하지 않는다면 신속하게 궤멸(annihilate)시키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시한은 11월 중간선거까지였다. 그는 “이란은 미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보려 하겠지만 나는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며 앞으로 2년 반 동안 백악관을 지킨다”며 “선거는 내 안중에 없으며, 이란이 핵을 가질 수 없다는 점만 분명하다. 결국 선거 직후 합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국제사회를 향해 이란이 핵 야욕과 민간 선박 공격을 멈출 때까지 완전한 경제적 고립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구체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에 밝힌 입장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AI 규제는 사기극… 중국에 계속 앞설 것”

AI와 관련한 입장도 공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24일)을 앞두고 양국이 AI 규제에 대한 일말의 협의가 있을지 주목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사회의 AI 규제 움직임과 위험 경고를 ‘기후변화와 같은 사기극’으로 일축하며 중국을 겨냥한 기술 질주 의지를 노골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Artificial)이라는 단어는 지능을 가짜(fake)처럼 들리게 만든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가짜가 아니다”라며 “이제부터 모든 미국 문서, 나아가 전 세계 문서가 훨씬 정확한 용어인 ‘슈퍼(Super)’로 바뀔 것이다. ‘슈퍼 지능(SI)’의 새로운 세상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규제 논의에 대해선 맹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구 온난화로 12년 뒤 인류가 전멸한다던 바로 그 사람들이 이제는 ‘AI가 인류를 몰살하고 로봇이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고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SI를 거머쥐는 자가 승리한다. 미국은 현재 중국과 전 세계를 크게 앞서고 있으며, 계속해서 앞서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후 칼릴루르 라흐만(오른쪽) 방글라데시 외무장관과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을 가리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40분 연설서 언급 안 한 ‘북한’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약 40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때인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으로 UN 총회 연설을 했는데 그중 세 번은 북한을 비중 있게 언급했다. UN 총회 연설에 북한을 등장시켰던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결국 만나 북미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날 연설은 당장 우선 순위인 미국·이란 전쟁과 AI 패권 경쟁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적극 시도하고 있는 분위기로 미뤄볼 때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미 고위 당국자도 언론에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미 상당히 공개적으로 전달돼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전화로든, 직접 만나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전혀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단 신중한 기조를 유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진행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미국은 “아직까지 (북미 회담과 관련해선) 진전된 사항은 없다”는 취지로 한국 정부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유엔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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