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포로 송환… 탈북민과 달라도 “국제법 감안 비공개가 적절”

전혼잎 기자 외 1명

韓 “비공개 합의” vs 우크라 “합의 없어”
탈북민과 다른 전쟁포로, 공개 놓고 논란
국제법은 보호 규정…전문가, 비공개가 적절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건물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2025년 공개한 사진이다. SBU 텔레그램 계정 캡처

우크라이나에 잡혀 있던 북한군 포로가 비공개로 국내에 송환된 사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깜짝 공개로 드러나자 한·우크라 간 ‘비공개 합의’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불거졌다. 한국 정부는 신변 보호와 외교적 파장 등을 고려해 비공개가 필요했다고 설명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숨길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북미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북한 눈치 보기 차원에서 정부가 비공개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 ‘비공개 합의’ vs. 우크라 ‘그런 합의 없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3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최근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말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2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한국에 입국한 북한군 포로 2명은 국내 모처에서 정보 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부상 치료와 조사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조사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던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음 날인 24일 엑스(X)에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한 우크라이나 측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드미트로 리트빈 대통령실 소통담당관을 통해 “그런(비공개) 합의는 없었다”면서 “특정 포로를 어디로 보냈는지 숨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설에서 관련 사실을 밝히며 러시아가 북한 등 47개국 국민을 전쟁에 동원한다고 비판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외국인 병력 동원 문제를 부각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탈북 비공개 관행… ‘파병 북 포로’ 한국행은 처음

이재명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올해 7월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앙카라=연합뉴스

정부는 통상 탈북민(북향민)이 입국하면 신변 안전 등을 우려해 비공개 원칙을 유지해왔다. 정부 소식통은 “1990년대에는 체제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귀순자라는 이름으로 북향민 국내 입국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으나 2000년대부터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고 말했다. 예외적으로 2016년 4월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이 집단 탈북해 입국하자 당시 정부가 이를 신속히 발표했으나 탈북민 안전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논란만 커졌다.

다만 이번 사례는 기존 탈북민의 한국행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이들은 해외 전쟁에 파병됐다가 제3국 군에 붙잡힌 전쟁 포로인 데다, 한국행 의사를 이미 밝혀 입국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던 상황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야권은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살펴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쟁포로라는 신분을 고려해 또 다른 차원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제네바 제3협약은 전쟁포로의 안전 등을 위해 ‘대중의 호기심’으로부터 보호하도록 규정한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포로 본인과 가족의 신변 안전이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제법의 정신”이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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