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서 수송량 늘자 선박 공격 재개…유가 다시 치솟나

신혜정 기자

9월 이란전 이전 수출량 87% 회복했지만
이란 공격으로 일주일 새 선박 피격 7건

2일 오만 무산담 반도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에 상선들이 항해하고 있다. 무산담=로이터 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량이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자 이란이 선박을 겨냥한 대대적인 공격을 재개했다.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을 회복하고 원유 수송량을 다시금 줄여 종전 협상 국면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를 인용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호르무즈해협에서 7건의 선박 타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선박들은 모두 해협에서 가장 폭이 좁은 지점 부근에서 공격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해운정보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공격받은 선박 7척 중 최소 4척이 6월 이후 원유나 석유 제품을 싣고 해협을 2회 이상 운항한 이력이 있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3일 미국 지원 항로를 통과하려는 선박들을 겨냥해 공격 경고를 하기도 했다. WSJ가 입수한 해당 무선 메시지는 “미 해군을 믿지 말고, 남쪽 통로를 절대 이용하지 말며,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는 내용이다.

이란의 선박 공격은 호르무즈해협의 원유 수송량이 서서히 회복되는 시점에서 나왔다.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이란을 제외한 중동 지역 원유 수출량이 하루 평균 최소 1,650만 배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2월 전쟁 발발 전 하루 수출량 약 1,900만 배럴의 87% 수준이다.

해협에서의 원유 수송량이 회복된 건 미국 해군의 호위작전과 더불어 잇따른 공격으로 이란의 레이더 및 통신 시설이 무력화됐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정교한 ‘셔틀 운항’ 체계를 구축한 것도 효과를 봤다. 유조선이 페르시아만 내부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온 뒤 수로 밖에 대기 중인 선박으로 원유를 옮겨 싣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란의 공격이 재개되면서 해협에서의 원유 수송량이 다시 둔화되기 시작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석유시장 조사기관 코모디티 컨텍스트의 로리 존스턴 설립자는 “최근 며칠 사이 하루 수송량이 200만~300만 배럴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함드 후세인 캐피털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이란의 선박 공격 증가는 현재 원유 시장의 균형이 취약하며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추가적인 확전과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이 발생한다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브렌트유는 2일 배럴당 102.25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한 주 동안 약 5% 올랐다. 후세인은 시장이 원유 수송량이 다시 감소할 상당한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올해 말까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 제388회, 381회, 376회 이달의 기자상신혜정 기자arete@hankookilbo.com

#미국해군#사우디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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