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루비오 “한국, 북미대화에 ‘페이스메이커’ 역할 너무 앞서가지 말라”

조영빈 기자 외 1명

조현 외교장관, 국감서 한미회담 내용 소개
李 정부 대북 대화 조급함에 우려감 전달
“일개 군인이”… 與 브런슨 발언 비판 쏟아내

조현(왼쪽) 외교부 장관이 9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외교장관회담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조현(왼쪽) 외교부 장관이 9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외교장관회담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 측이 북미대화 재개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너무 앞서 나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27일 밝혔다. 북미 간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는 한국 정부를 향해 북한과의 대화를 서두르기보다 미국과의 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미측과의 협의 상황에 관한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한 달 전에 제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협의할 때도 이것이 중요한 이슈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미국은 ‘(한국 입장은) 알겠는데, 긴밀하게 소통은 하겠는데, 한국이 너무 앞서 나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게 지금까지의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정부는 북미대화를 남북대화와 연결해 이른바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전략으로 대북 돌파구를 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에 “서두르지 말라”는 루비오 장관의 반응은 북미대화가 당장 재개되기 어렵다는 미측 분위기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 간 난제가 많은데, 대북대화에만 매달리는 한국 측 분위기에 대한 우려”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앞서 나가지 않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우리가 자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대한 얘기였다”면서도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취하는 데 (미국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4일 중국 단둥 방문에서 북미대화 재개에 관한 북중 간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에 조 장관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단정짓기는 어렵다.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국은 비무장지대(DMZ)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한다” 등 한국의 영토주권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부른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에 대한 여당의 성토가 쏟아졌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 중에 브런슨같이 오만방자한 자가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송석준 위통위원장이 표현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자,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DMZ를 관리하는 미국의 ‘일개 군인’한테 오만방자하다고 얘기한 것을 왜 제재하느냐”고 따졌다.

조 장관은 미국에 항의를 요구하는 여당 의원들의 지적에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나온 직후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이런 뜻을 전달했다. 다시 한번 미국 측에 전달하려 한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우크라이나와의 ‘단교’ 가능성도 언급했다.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 공관원 철수까지 단행한 것은 ‘국교 단절’에 준하는 상황이 아니냐는 송 위원장의 질의에는 “이렇게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이 에스컬레이트(상승)하면 그럴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한국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ko_KR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