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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전 가방속 시신은 한인여성

1988년 밸런타인스데이 조지아주 쓰레기 수거함서 사체 발견

1988년 밸런타인스 데이에 조지아주의 한 쓰레기장에서 발견됐던 시신이 35년 만에 한인 여성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조지아수사국(GBI)은 23일 “지난 1988년 2월14일 조지아 젠킨스카운티의 한 쓰레기 수거함에서 발견된 시신의 신원이 당시 26세였던 한인여성 김정은(Chong Un Kim)씨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GBI에 따르면 김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1981년 미국으로 건너왔고, 1988년 사망하기 전까지 수년간 조지아 하인스빌에서 생활했다. 시신 발견 당시 김씨의 시신은 비닐봉지와 테이프로 싸여 나일론 재질의 여행 가방에 넣어진 채 쓰레기 수거함에 버려져 있었다.

경찰은 수사 결과, 시신의 사인에 대해 질식사로 결론 내렸고, 숨진 지 4~7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수사관들은 지문을 채취하고 치아 기록을 다른 실종자들과 대조하는 등 신원 파악에 나섰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해 지금까지 장기 미제로 남은 상태였다.

그러나 올 들어 GBI는 그동안 발전된 유전자(DNA) 검사 방식을 통해 결국 35년 전 숨진 피해자가 김씨임을 확인하고 최근 김씨 가족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조지아주의 WJBF 방송이 GBI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김씨의 자매는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또 GBI는 사망자에 대한 정보 확보 등을 위해 한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35년 만에 피해자의 신원이 파악됐지만, 누가 김씨를 죽였고 시신을 유기했는지는 여전히 불명확한 상황이다.

GBI는 김씨를 알고 있거나 이 사건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전화(912-871-1121) 또는 웹사이트(gbi.georgia.gov/submit-tips-online)를 통해 제보를 당부했다.

<뉴욕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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