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 글로벌 운용사들 “내년에도 미국 증시 랠리 지속”

블룸버그 조사, 37개 중 30곳 낙관
“AI 버블 공포는 과장… 내년에도 상승”
“엔비디아 등 기대 이상 실적 냈다”

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근무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근무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내년에도 인공지능(AI) 기술주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AI 거품론이 제기되며 시장이 요동쳤지만, 전문가들은 “AI 업체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다”며 AI 거품론은 과도한 공포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미국·아시아·유럽의 자산운용사 37개사를 인터뷰한 결과 30곳이 내년에도 미국 증시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3곳은 내년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비관론을 내놨고, 4개사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된 응답을 했다.

올해 미국 증시는 AI 기술주의 성장으로 주요 지수의 사상 최고치를 여러 차례 갈아 치웠으나 하반기 AI 버블론이 제기되면서 등락을 반복했다. 특히 지난달 엔비디아 등 AI 대표주가 급락하면서 거품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대부분 운용사들은 AI 버블 공포는 과장돼 있다고 판단했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85%의 운용사는 AI 대형주의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 과거 닷컴버블 시기와 달리 엔비디아 구글 등 AI 기업들이 여전히 시장 예상을 웃도는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안위티 바후구나 노던트러스트 자산운용 공동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술기업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거품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재정 부양책이 주식시장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실비아 셩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멀티에셋 전략가는 “견고한 성장과 완화적인 통화·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는 우리의 증시 낙관론을 뒷받침한다”며 “우리는 주식과 신용 자산에 대한 비중 확대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아시아, 유럽 등 미국 밖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헬렌 주얼 블랙록 펀더멘털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에 수익률과 성장률이 높은 기업이 많지만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미국 외 지역에서 더 흥미로운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앤드류 하이스텔 웰링턴 매니지먼트 자산전략가는 “일본, 대만, 한국의 실적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유럽과 신흥국의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은 복병으로 꼽혔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돼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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