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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표심 내년 대선판 흔든다

NBC 2024 대선 분석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아시안 유권자들이 ‘캐스팅 보트’, 즉 선거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유권자 그룹으로 부상하며 아시안 표심을 얻기 위한 민주·공화 양당의 노력과 투자 의지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인 단체 관계자들은 한인 유권자들이 높은 투표율을 보여줘 강한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표심은 지난 2020년 대선과 2022년 중간선거에서 그 역할이 확인된 데 이어 오는 2024년 대선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고 NBC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한인을 비롯해 중국계, 인도계, 베트남계 등을 포함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로부터 72%의 지지율을 얻었고, 이는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민주당 소속 정치 데이터 분석업체 타겟스마트의 톰 보니 최고경영자(CEO)는 “2016년과 2020년 사이 아시아·태평양계(AAPI) 커뮤니티의 투표율 증가는 바이든의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대선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역할이 커지는 것은 선거가 갈수록 초박빙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투표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 센서스국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이들의 투표율은 59%로, 4년 전보다 10%포인트 증가했다. 인종별로는 라틴계를 넘어 가장 빠르게 늘어났다.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는 2,400만명으로, 향후 선거에서 큰 세력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들 유권자는 조지아와 애리조나, 네바다주와 같은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NBC 방송은 관측했다.

실제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0.3%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며 4년 전 공화당에 내줬던 선거인단을 획득했다. 당시 조지아주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투표율은 84%로 4년 전보다 급증했다.

네바다주의 경우 2022년 중간 선거에서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 민주당 상원의원이 8,000표 차도 안되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네바다주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은 유권자의 10%(21만5,000명)였다. 이들과 태평양계 주민 출신의 유권자 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3분의 2 이상은 민주당을 찍었다고 답했다.

이들 유권자는 민주당 성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과 달리 친이민 정책과 노동자 계급에 대한 경제적 기회 제공 등을 호소하며 수년간 이들에게 구애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퓨 리서치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의 62%는 민주당을 지지하고, 34%는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대선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역할이 중요해짐에 따라 양당은 이들의 표심을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우리는 그 어떤 것도, 어떤 커뮤니티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며 이들 유권자를 참여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대선 시즌이 다가올수록 우리의 노력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도 “우리는 전국의 주요 주에 있는 아시아 태평양 미국 커뮤니티에서 우리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며 “백악관과 상원 탈환을 위해 소수 유권자와 계속 교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티브 강 한인민주당협회 이사장은 “남가주 한인 인구 및 유권자 파워도 늘어나다 보니 예전에는 정치인들이 한인들에게 후원금만을 기대했지만, 이제는 표심까지 크게 신경 쓰고 있어 한인 표를 얻기 위한 활동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류 정치인들은 한인 유권자들에 대해 경합 지역에서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룹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국어를 제공하는 선거 운동 웹사이트도 많아졌고, 한국어 광고도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양당 및 주류사회가 아시안 유권자들에게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인들이 높은 투표율 보여줘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면 주류사회와 정치권이 한인사회를 대하는 태도가 더욱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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