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강진 사망자 3324명…사흘째 생존자 소식 없어

신혜정 기자

지난 2일 경비원 극적 구조 후 생존소식 전무
국제 구조대 철수 등 시신 수습국면 전환

가족을 찾는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5일 라과이라의 한 건물 잔해 아래 앞에서 생존의 징후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라과이라=로이터 연합뉴스

베네수엘라에 연쇄 강진이 발생한 지 11일째인 5일(현지시간) 사망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섰다. 생존자 구조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현장의 무게중심도 생존자 수색에서 잔해 제거 및 시신 수습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날까지 강진 관련 사망자가 3,342명, 부상자는 1만6,74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재민은 1만7,345명이다.

시민들이 운영 중인 실종자 신고 사이트에는 3만1,000명 이상이 행방불명으로 등록돼 있어 사망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유엔은 이번 지진으로 최대 5만 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24일 규모 7.2와 7.5의 연쇄 강진이 발생한 뒤 열흘이 넘게 지나면서 구조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2일 무너진 쇼핑몰 잔해에서 40대 경비원이 8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그 이후로 추가 생존자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베네수엘라 정부 통계에 따르면 첫 지진 이후 발생한 여진이 995건에 달해 구조 환경은 계속 악화했다.

인명 구조를 위해 급파됐던 국제 구조대 상당수도 임무를 마치고 철수를 시작했다. 당초 31개국에서 파견한 77개 구조팀이 있었지만 현재는 25개 팀만 남았다. 유엔 역시 구조 대응을 위한 작전 지휘권을 지난 3일부터 베네수엘라 민방위 당국에 넘겼다. 수색에서 시신 수습 단계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유가족들은 가족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시신 수습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시신을 발견해도 신원 확인이 어려워 수습 역시 더디게 진행 중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법의학자들은 라과이라 항구에 모여 민간 기업이 기증한 대형 냉장 컨테이너에 의존해 시신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법의학자 조엘 미라발은 가디언에 “붕괴 규모가 엄청나고 시신들이 여러 겹의 잔해 아래 묻혀 있어 시신을 수습하는 데 최대 3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응 지연과 부실한 구조작업에 대한 베네수엘라 시민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이에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은 이날 독립 제215주년 기념 연설에서 “지진 발생 직후 곧바로 치안 병력을 현장에 투입했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불안이 아닌 깊은 사회적 연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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