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이스라엘 종전 합의 위반… 호르무즈 해협 다시 봉쇄”

이현주 기자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MOU 위반”
이란 외무부 “美에 약속 이행 요구할 것”

17일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 해안가에서 한 남성이 낚시하는 동안 인근 바다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다. 반다르아바스=AP 뉴시스

이란이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종전 합의 미이행과 이스라엘의 레바논 휴전 협정 위반에 대응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미·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발효로 18일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된 지 이틀 만이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이날 낸 성명을 통해 “전쟁 종식에 관한 MOU 제1조 불이행 등 미국의 명백한 신의성실 원칙 위반과 약속 불이행에 대응하고,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정권이 끊임없이 합의를 위반하고 철수를 미이행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선박에 대해 폐쇄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17일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식한다”는 내용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합의했다. MOU 체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도 재개됐다.

19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이스라엘 북부에서 관측되고 있다. 이스라엘=AP 뉴시스

그러나 이스라엘은 MOU 발표 이후에도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았다. 19일 헤즈볼라와 휴전하기로 합의했으나, 헤즈볼라의 선제 공격을 이유로 20일 오전에도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 정부는 스위스에 대표단을 파견해 미국 측에 종전 MOU 이행을 촉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 대표단이 스위스로 가서 후속 조치를 취하고 상대방(미국)의 약속 이행을 요구할 것”이라며 “그들이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 계획인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우리는 약속을 지켰으며, 상대방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도록 강제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대방은 가능한 한 빨리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전체 합의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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