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습으로 이란 남부 어업·생계 파괴… 민간 사상자도”
문재연 기자
“어업 경제 황폐화돼”
“경제 시설 대거 파괴돼 생계 위협”
“어린이와 여성, 극심한 공포 호소”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5일 이란의 표적을 공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표적의 위치와 영상이 촬영된 일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군이 호르무즈해협 인근을 넘어 이란 내륙에까지 공습을 가하면서 민간 인프라와 주요 시설이 대거 파괴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이란 남부 주민들의 주요 생계수단인 어업은 6개월 넘게 휴전과 분쟁을 반복하면서 사실상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유력 경제지 도냐-에-에게테사드는 16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州) 특정 지역으로 국한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이란의) 충돌이 페르시아만(걸프) 연안에서 중부 지방까지 확대됐다”며 “민간 인프라, 조업 시설 등이 미군의 연이은 공격을 받아 남부지역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전례 없는 위기가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 지역 당국은 13일과 이날 미군의 공격으로 후제스탄의 마흐샤흐르 농업용수 펌프장과 식량 저장고, 생수 공장 등이 대거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미군의 주장과 달리 이란 남부 경제 기반 시설이 공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걸프 연안 도시 부셰르 주민인 다리우시 캉가니는 도냐-에-에게테사드에 “남부 주민들의 생계 대부분은 어업이나 해양 생태계와 관련돼 있다”며 “전쟁으로 5~6개월째 주민들이 장기간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실직 상태에 놓여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휴전으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를 기대했지만,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에서 무역을 시도했던 많은 어민의 선박이 피격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부셰르주의 에너지 요충지인 아살루예의 석유화학 시설과 가스전은 미군의 공격으로 작동이 중단됐다고 보도됐다. 현지 주민들은 발전소에 근무했던 직원 다수가 실직했으며, 하청업체 직원들은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태라고 매체에 전했다.
전쟁 피해 복구는 요원한 상태다. 압돌하미드 함제푸르 호르모즈간주 상하수도 대표이사(CEO)는 지난달 시릭 지역에서 두 개의 물탱크가 파괴된 상태라고 매체에 전했다. 데흘란의 생수 공장과 차바하르의 전력 시설도 공격을 받아 민간인 생수 및 전력 공급이 어려워졌다. 캉가니 조합장은 이란의 어린이와 여성들이 폭발음이 울릴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 간)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져 사람들의 고통이 은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앞서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1일부터 이날에 이르기까지 이란의 여러 군사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앞서 7, 8일에도 미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선박을 포함한 방공망과 해안감시 자산, 군수 인프라 등 누적 170여 곳을 타격하기도 했다.
이란 당국은 미군의 공격으로 민간 시설뿐 아니라 민간인 사상자까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세인 케르만푸어 이란 보건의료교육부 대변인은 엑스(X)에 이날 “미군의 공격으로 최소 300명이 다쳤으며, 민간인 35명이 숨졌다”며 “이 중 두 명은 여성이었고, 한 명은 18세 미만 미성년자였다”고 썼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의 통제를 풀지 않으면 군사시설을 넘어 민간 인프라까지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다음 주까지 협상에 임하지 않으면 도로와 발전소를 포함한 다양한 기반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대통령의 최근 위협이 실행에 옮겨지면 역내 모든 인프라는 이란군의 철퇴 아래 산산조각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역내 걸프국가들의 민간 시설을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이란군이 가할 타격은 비례적 대응이 아닌, 압도적 타격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 문재연 기자munja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