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300명 ‘재입국 리스크’…외교부 “미국과 대강 합의됐다”


조영빈 기자

한국인 300명 ‘자진 출국’으로 일괄 귀국 추진
구금 기록…최악의 경우 재입국 거부될 수도
조현 외교장관 “재입국 불이익 없게 협상 중”

정부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 이민 당국에 체포된 우리 국민 300명의 일괄 귀국을 추진 중인 가운데, ‘재입국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8일 파악됐다. 외교부는 “개인의 불이익이 없도록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인 노동자들의 즉각적인 조지아주 건설 현장 복귀에 대한 미국의 담보 조치를 얻어내느냐가 한미 간 협의의 새로운 관건이 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국민 전원을 귀국시키는 게 정부 방침이고 목표”라며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즉시 전세기편으로 이들을 귀국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 중인 우리 국민들의 출국 형태는 미 당국의 ‘추방’이 아닌 개인 선택에 따른 ‘자진 출국’이다. 당국자는 “개인이 원하지 않을 경우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300여 명 중 대다수가 자진 출국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10일 전세기편을 통해 우리 국민 약 300명 전원을 귀국시키는 것을 목표로 미국과 막판 협의를 벌이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재입국 시 불이익이 따를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당국자는 “개인들이 갖고 있는 비자와 체제 신분에 따라 (불이익 여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B1(비즈니스) 비자가 아닌 ESTA(전자여행허가) 등의 비자 소지자의 자진 출국은 ‘범죄 혐의를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이민국에 기록이 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이 유지된다면 최악의 경우 재입국 자체가 거부될 수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미국의 법적 절차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의 (체류) 상태에 따라서 (불이익 여부를)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조현 외교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공정률은 약 97%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공에 필요한 필수 인력이 현장에 복귀하지 못할 경우 공장 가동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재입국 시 불이익 리스크가 없도록 미국과 추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처음부터 개인의 불이익이 없는 것을 전제로 (미국과) 협상했다”며 “그 점을 (미국과의 협상에서)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추가적인 불이익이 없게 합의가 됐냐”는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조 장관은 “(미국과) 대강의 합의가 이뤄졌다. 최종 확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저녁 비행기로 곧바로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방미 기간 그는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등을 만나 △재입국 리스크 해소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재발 방지 방안 △한국인 비자 쿼터 확대 및 전문인력 취업 비자(E-4) 신설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인 노동자들의 전세기 편 출국 상황도 직접 점검하는 방안도 조 장관은 검토 중이다.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조 장관은 “10일 전세기 편으로 같이 귀국할 수 있느냐”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외통위에서는 “3,500억 달러가량의 대미 투자를 준비 중인 한국에 대한 미국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항의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이에 조 장관은 “이번에 미국에 가서 항의성 발언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이지원 인턴 기자 jiwon12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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