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美 대법, 트럼프 상호관세 위법 판결

관세 돌려주기 싫은 트럼프 “환급 신청 않는 기업 기억할 것”

美세관국경보호국 시스템 가동
UPS 등 물류 업체들, 청구 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대학 전국 챔피언의 날 행사에 참석해 연설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징수된 관세를 돌려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 기업들을 고맙게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본인 때문에 관세로 손해 본 업체들을 상대로 환급 권리를 포기하라고 대놓고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 CNBC방송 전화 인터뷰에서 ‘애플과 아마존 같은 대기업들이 아직 관세 환급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는 질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나를 매우 잘 아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들을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맙게 여길 것이라는 뜻이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전날 온라인 관세 환급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지난해부터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부과해 온 게 의회의 권한을 침해한 위법 행위라고 올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들에 돌려줘야 하는 관세액의 규모는 1,660억 달러(약 245조 원)에 이른다.

CNBC는 기업들이 관세 환급 요청에 신중한 게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것을 걱정해서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받은 관세는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문장이 대법 판결문에서 빠졌다고 CNBC에 불평하기도 했다.

CNBC에 따르면 주요 미국 소매 업체들은 관세가 동원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 때문에 큰 타격을 받았으며 관세 환급 조치 덕에 보는 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의류 업체 리바이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하밋 싱은 CNBC에 “회사가 세계 제조 업체들로부터 데님(청바지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푸른색 면직물) 등 소재를 수입하며 지불했던 관세 약 8,000만 달러(약 1,200억 원)를 환급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인 업계는 ‘국제 특송’이다. 글로벌 기업인 UPS와 페덱스, DHL 등이 이미 환급 신청을 시작했다. UPS는 자사가 미국 내 수입 신고인으로 등록된 화물의 경우 CBP에 고객을 대신해 관세 환급을 신청할 것이라고 최근 공지했다. 다만 환급금을 수령하기까지 최대 3개월이 소요될 수 있으며 이후 고객에게 환급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덱스와 DHL도 관세 환급 청구를 시작했다고 CNBC는 전했다. UPS는 “복잡한 환급 신청 과정에서 고객이 권리를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무역법 301조 등 다른 법들을 대안으로 활용해 대법 판결 이전 수준으로 관세 수입을 복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인터뷰에서 “최종 숫자(수입)는 더 커질 것”이라며 “다만 조금 번거로워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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