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흔들린 美 증시… 오라클 ‘투자 유치 난항’에 급락 마감
나스닥, 전장 대비 1.81% 하락 마감
오라클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 무산 탓
AI·반도체 ‘필리지수’, 3% 넘게 떨어져

미국의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로고가 2023년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비춰지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투자 유치에 차질을 빚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인공지능(AI) 버블’론이 다시 한번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81%(418.14포인트) 하락한 2만2,693.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전장보다 1.16%(78.83포인트) 떨어져 6,721.43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47%(228.29포인트) 하락한 47,885.9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 하락은 기술주가 주도했다. 특히 오라클이 최근 미국 미시간주(州)에 건설 중인 1기가와트 규모의 신규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핵심 투자자였던 사모펀드 블루아울캐피털이 이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을 키웠다. 블루아울은 그간 오라클이 텍사스·뉴멕시코 등지에서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도맡아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블루아울은 최근 늘어난 오라클의 부채와 막대한 AI 관련 지출 문제삼으며 이전보다 엄격한 투자 조건을 요구했다. 협상 결렬 이후에도 오라클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다. 이날 오라클 주가는 전장보다 5.36% 내린 178.46까지 떨어졌다. 지난 9월 초 최고점 대비 46% 가량 낮은 수준이다.
이날 하락은 다른 기술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AI·반도체 기업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3% 넘게 급락했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에는 3.8% 하락했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3.1%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이날 주가 하락을 두고 “데이터센터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문제 조차도 AI붐에 기대고 있는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기 충분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