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이오밍주, 낙태 금지법 ‘위헌’ 결정…”여성 권리 침해”
공화당 주지사·주의회 반발
“주 헌법 개정해서 낙태 막을 것”

2024년 4월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대법원 앞에서 낙태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피닉스=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처음으로 낙태를 금지했던 와이오밍주의 낙태 금지법이 주 대법원에서 결국 무효화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와이오밍주 대법원은 6일(현지시간) 낙태 금지법을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2022년 낙태를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자, 다음 해 와이오밍주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첫 번째로 낙태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근친상간, 성폭력, 산모의 건강이 위험한 경우만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했다. 낙태 목적의 약물 처방도 금지했다.
와이오밍주 대법원은 이날 이 같은 법이 주 헌법에 보장된 여성의 의료 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와이오밍주 대법원은 “여성이 낙태를 결정하는 것은 태아의 생명을 끝내는 결과를 낳지만, 그럼에도 그 결정은 여성이 자신의 의료에 관해 스스로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는 대법원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도덕적 쟁점을 해결하지도 못한다”고 비판했다. 고든 주지사는 공화당이 우위를 점한 주의회에 낙태를 금지할 수 있도록 주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이후,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연방정부에서 각 주정부로 넘어갔다. 이후 텍사스, 켄터키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주들은 낙태를 전면 금지한 반면, 캘리포니아나 뉴욕 등 진보 색채가 강한 주들은 주 헌법에 낙태권을 보장하는 등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1973년 미국 대법원에서 이뤄진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여성의 낙태 권리가 헌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여성들은 임신 첫 3개월 동안 완전한 낙태 권리를 보장받았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