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피로 주지사, 필라델피아 노예제 전시 철거에 반발…트럼프 행정부 상대 소송 지지
펜실베니아 주지사 조쉬 샤피로는 27일,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 명령에 따라 필라델피아 올드 시티에 위치한 ‘대통령의 집’ 노예제 관련 전시물이 철거된 것과 관련해 필라델피아 시가 연방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샤피로 주지사는 의견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6번가와 마켓 스트리트에 위치한 대통령의 집 전시관에서 노예제 관련 안내판을 철거한 것은 “역사를 왜곡하고 미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역사를 왜곡할 기회를 놓치지 않지만, 그는 잘못된 도시와 잘못된 주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국립공원관리청 NPS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역사에 진실과 이성을 회복하기 위한’ 행정 명령에 따라 노예제 전시물을 철거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명령은 필라델피아의 인디펜던스 국립 역사 공원과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을 직접 언급하고 있다.
대통령의 집은 과거 조지 워싱턴과 존 애덤스 대통령이 거주했던 장소로, 철거된 전시물은 워싱턴 재임 당시 이곳에서 살았던 아홉 명의 노예들의 삶을 조명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공공기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것이다. 샤피로 주지사는 “펜실베이니아는 고통스러운 역사일지라도 그로부터 배운다”며 “역사를 지우지 않을 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라델피아 시는 전시물을 원래 위치로 복원해 달라며 지난주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시는 2006년 국립공원관리청과 체결한 협약에 따라 전시 변경은 반드시 상호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NPS와 내무부가 시와의 협의 없이 전시물을 일방적으로 철거했다고 밝혔다.
셰렐 파커 필라델피아 시장은 연방 정부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전시물을 보존해 달라는 시의 요청을 승인했다고 밝히는 한편,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고 전했다. 해당 가처분 심리는 이번 주 금요일 연방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역 사회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흑인 성직자 협회 부회장인 웨인 웨더스 목사는 “역사 전시물을 제거하는 것은 노예제 이후 이어진 회복과 발전의 이야기까지 지워버리는 행위”라며 “역사를 완전히 없애버리면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전시 기획에 참여했던 시민단체 ‘조상의 복수 연합’은 27일 밤 온라인 회의를 열고 전시 재개를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거리에서 행동하는 시민과 법정에서 싸우는 변호사 모두가 필요하다”며 법적·시민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