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필라델피아 > 한국뉴스 > 이민사 출발지서 담대한 도전 ‘유종의 미’

이민사 출발지서 담대한 도전 ‘유종의 미’

7일(한국시간)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오른쪽 5번째)이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 태평양 요트 횡단에 성공한 원정대원들과 가족들을 초청, 격려하고 있다. 맨 왼쪽부터 유도열, 박상희, 조셉 장 대원, 남진우 대장. [인천시 제공]

미주 한인 이민 120년 기념 태평양 요트 횡단 대장정에 나섰던 남진우 대장을 비롯한 4인의 원정대가 7일(한국시간) 유정복 인천광역시장과의 간담회를 마지막으로 공식 일정을 마쳤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5일 재외동포청 개청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도 이민 선조들의 뱃길을 거꾸로 거슬러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 원정대원들의 담대한 도전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며 “이민사 출발지인 인천의 300만 시민을 대표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 드린다”고 치하했다.

유 시장은 이어 “재외동포청 유치로 인천은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750만 재외동포가 모이는 국제도시로 거듭나게 됐다”면서 “인천을 찾는 한인들이 고국의 따뜻한 품을 느낄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남진우 대장과 유도열·박상희·조셉 장 대원, 원정대 가족, 진재광 특별보좌관 등 인천시 관계자들이 참석해 항해 과정과 대장정의 의미에 관해 환담을 나눴다. 남진우 대장(62)은 “재외동포청 개청식 축하행사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참았던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며 “이번 항해가 무사히 마무리될 때까지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은 가족과 친지, 기업, 각 지역 한인회, 인천시와 요트협회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이 고향으로 제물포고를 졸업한 유도열 대원(69)은 “뜻깊은 도전에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 연어가 자신이 태어난 곳을 다시 찾아가듯 고향 땅에서 이중국적을 신청하고 영주 귀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달 초 LA로 돌아 올 예정이라는 남진우 대장은 “곧 한국에 올 아내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도전계획을 천천히 구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 대장은 4인의 원정대를 싣고 무사히 태평양을 건너 온 대양 항해용 요트 ‘이그나텔라’를 일단 한국에서 처분하고 적절한 시기에 새 요트를 구입해 동해안을 따라 북상, 러시아 동쪽 연안과 북극해를 거쳐 알래스카와 시애틀, LA로 내려 오는 또 다른 도전을 꿈꾸고 있다.

한편 지난 3월4일 LA 인근 마리나 델레이를 출발한 4인의 원정대는 이민 선조들이 첫발을 내딛었던 하와이와 일제강점기 징용피해자들의 한인 서린 사이판을 거쳐 이민사의 출발지였던 인천까지 이르는 담대한 도전을 무사히 마쳤다. 미주 한인으로는 지난 1991년 LA에서 부산까지 태평양 단독 횡단에 성공했던 강동석씨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때 마침 마지막 기항지인 인천에 해외 한인들의 숙원이었던 재외동포청이 들어서 항해의 의미가 배가됐다. 미주 한국일보가 미디어 스폰서로 함께한 이 항해는 총 항해거리 9,500여마일에 93일이 소요된 대장정으로 향후 이민사에 있어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노세희 기자>

en_US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