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퇴출’ 역풍…구글·오픈AI 직원 900여명 “연대하겠다”

박지연 특파원

“국방부, 경쟁사 굴복할까 두려움 조장”
회사 이메일 인증 거쳐 실명·익명 서명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과 미국,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등 전쟁에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앤트로픽 퇴출 결정이 오픈AI와 구글 등 경쟁사 직원들의 ‘앤트로픽 연대’ 움직임으로 이어지며 실리콘밸리 업계에 역풍을 일으키고 있다.

구글과 오픈AI 직원 956명은 3일(현지시간) ‘우리는 분열되지 않는다’는 제목의 공개서한에 서명하고 온라인에 이를 공개했다. 미 서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 기준 구글 직원 약 856명과 오픈AI 직원 100명 등 956명이 회사 이메일 인증 절차를 거쳐 실명 또는 익명으로 서명했다. 이들은 자사 경영진에 미 국방부가 요구하는 대규모 감시나 자율 살상 무기용 인공지능(AI) 허가를 앞으로도 거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 국방부는 구글과 오픈AI를 상대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앤트로픽이 거부한 사항에 대해 동의하도록 설득하려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들(국방부)은 경쟁사가 굴복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조장해 각 기업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전략은 상대방(경쟁사)의 입장을 알지 못할 때만 통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의 압박에 맞서 AI 업계 공동의 이해와 연대를 형성하기 위해 이와 같은 공개서한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구글과 오픈AI가 ‘우리는 분열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제목 아래 만든 서명 페이지. 서명 홈페이지 캡처

실리콘밸리 창업자·투자자 180여 명도 별도 서한으로 앤트로픽의 ‘공급망 위험’ 지정 철회를 미 의회와 국방부에 요구했다.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클로드는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과 이란 공습 등 전쟁에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앤트로픽은 미 국방부에 미국인에 대한 대규모 감시 및 자율 살상 무기 사용 등은 안 된다고 요구해 갈등을 빚었다. 이에 국방부는 계약을 끊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앤트로픽이 “좌파 기업”이라며 모든 연방기관에 클로드 사용을 금지했다.

이번 사건은 AI가 본격적으로 전쟁에 사용되는 상황에서 AI 윤리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을 낳았다. 소비자들은 앤트로픽 편에 섰다. 클로드는 지난달 28일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1위에 올라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앤트로픽을 대신해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오픈AI의 챗GPT는 하루 만에 앱 삭제율이 295% 급증했다고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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