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재판 비용, 베네수엘라 정부가 낸다

트럼프 정부, 방어권 침해 논란에
제재 예외 승인…재판 기각 우려 해소

지난달 26일 베이지색 죄수복에 주황색 티셔츠를 받쳐입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1월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법정 변호 비용을 베네수엘라 정부 자금으로 낼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국에서 재판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제재 예외를 허용한 것이다. 피고인에 대한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25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과 마두로 측은 미 재무부가 마두로 변호사 비용 지급을 위해 기존 제재 라이선스(면허)를 수정했다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3월 5일 미국과의 외교 관계 정상화 이후 확보한 자금으로 마두로와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변호인단 수임료를 지급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동결된 자금이 아닌, 양국 관계 정상화 이후 발생한 신규 자금에 한해 빗장을 풀어준 셈이다. 마두로 부부와 베네수엘라 정부는 모두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동결된 자금을 쓰려면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이날 재무부의 결정은 지난달 26일 공판에서 담당 판사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고려해 기소를 기각할 가능성을 고려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마두로 측은 그동안 미국의 제재로 변호사 비용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미 헌법이 보장하는 피고인의 방어권 침해라고 주장해왔다. 아울러 방어권 침해가 계속된다면 기소 자체를 기각해야 한다고 맞섰다.

앨빈 헬러스타인 담당 판사는 이에 지난달 26일 공판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은 최우선의 가치라며 검찰과 정부 측에 자금 지급을 계속 막으면 기각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마두로 부부가 현재 미국에 구금돼 있어 위협이 되지 않고,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가 두 부부의 축출로 변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제재 규정에 유연성을 발휘하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재무부의 예외 적용으로 검찰은 재판 기각을 피하게 됐다. 재판은 마두로 부부의 유무죄를 다투는 본 재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마두로 부부에 마약 밀두 등의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마두로 측은 향후 재판에서 국가수반으로서 면책 특권을 주장하며 미국의 체포와 기소가 부당하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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