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들도 못 맞추는 트럼프의 오락가락 행보…”행정부 신뢰 추락”

전쟁 종료 시사한 루비오 발언 하루 만에
트럼프 “전쟁 안 끝났다”… 폭격 위협
백악관 “그만큼 정부 투명성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군 어머니 초청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한 발언들을 수시로 바꾸면서 혼선이 커지고 있다. 미국 행정부를 대표하는 장관들이 전쟁 상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면, 하루도 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정반대 내용을 말하고 있는 탓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관련 입장 변화는 변덕스러운 스타일을 유지하는 대통령을 대신해 발언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다. 루비오 장관은 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은 끝났다”며 종전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장대한 분노는 미국의 대이란 공격 작전을 말한다. 루비오 장관은 이어 “이제 우리는 호르무즈해협 내 선박을 구출하는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단계로 넘어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이란 공습 등 군사 행동에서 고립된 선원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미국·이란 전쟁이 새 국면으로 전환됐음을 밝힌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세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프로젝트 프리덤을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며 루비오 장관의 발언을 뒤집어 버렸다. 6일에는 “장대한 분노 작전도 끝나지 않았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이미 합의된 것을 제공하는 데 동의하는 경우에만 장대한 분노 작전이 종료될 것”이라며 “그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폭격이 시작될 것이며, 안타깝게도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강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적었다.

NYT는 의도적으로 변덕스러움을 유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행정부의 신뢰를 바닥으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해서도 전쟁과 원정, 소규모 충돌 등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입장 변화는 시장을 흔들고, 공화당 의원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며 동맹국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이제는 자신의 국무장관까지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다만 백악관과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의 상반된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히려 두둔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현재 협상은 진행 중이며 본질적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어떤 행정부도 이 같은 상황 전개를 실시간으로 대중에 알리기 위해 이렇게 많은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 국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은 실시간 변하는 상황에 따라 수시적인 내용의 업데이트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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