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두고 LA 경기장 노조 파업 결의…”ICE 단속 우려”

문재연 기자

이민자로 구성된 경기장 노동자
임금 인상 및 ICE로부터의 안전보장 요구
“합의 도달 못 하면 예선 경기 첫날 파업”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잉글우드에 있는 소파이 스타디움 외부에서 6일 방문객 2명이 2026 FIFA 월드컵 간판이 부착된 임시 울타리 옆을 지나가고 있다. 잉글우드=AP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의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잉글우드 경기장의 노동자들이 예선 경기 첫날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LA 인근 핵심 개최지인 소파이 스타디움의 식음료 부분 노동자 약 2,000명은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해 96%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고 AP·AF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업안 가결에 따라 이들은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합법적 권한을 갖게 됐다.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과 더불어 하도급 및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상실로부터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가장 큰 요구사항은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으로부터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대부분 이민자 출신이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월드컵 경기를 위해 노동자 개인정보를 FIFA 측이 요구하고 나서자 ICE에 정보가 넘어가 향후 단속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커트 피터슨 노조 공동지부장은 노조와 관리사 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12일 열리는 미국과 파라과이의 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에 맞춰 파업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로버트 루나 LA카운티 보안관은 ICE 요원들이 보안 업무 지원만 할 뿐 민간인 이민 단속은 없을 것이라고 국토안보부에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보안관의 약속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피터슨 지부장은 “노동자들이 집세를 낼 만큼의 돈도 벌지 못하면서 출근하느냐 ICE에 납치되느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인데 월드컵이 LA에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우리가 파업을 벌이면 10만 달러(약 1억6,000만 원)짜리 FIFA 스위트룸에는 생수와 도리토스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는 이번 월드컵 104경기 중 8경기가 예정돼 있다.

관리사인 레전드 글로벌 측은 노조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비상 인원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레전드 글로벌은 성명에서 “우리는 협상 기간 내내 노조 측에 진일보한 임금 제안을 해 왔으며, 합의가 임박했다고 확신한다”며 “원활한 운영을 보장하고 팬들에게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비상 인력 배치 계획도 수립해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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