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느끼는 소리’ 듣고 구조… 네팔 홍수서 살아 돌아온 4명, 한국 실종자는?
최동순 기자
4일 이어 5일도 2명 구조… “국민에 희망”
‘韓 9명 실종’ 터널서 구조된 중국 노동자
“근처에 1명 더 있었다”… 집중수색 방침

네팔 구조대원들이 5일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구조된 중국인을 이송하고 있다. 라수와=신화통신 뉴시스
대홍수가 발생한 네팔에서 이틀 사이 4명이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골든타임이 훨씬 지난 시점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진흙 등으로 매몰된 수력발전소 터널 내부에 충분한 공기와 공간이 남아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재난 열흘 만인 5일(현지시간) 중국인 노동자 1명이 구조된 곳은 한국인 실종자들이 매몰돼 있는 수력발전소 터널이어서, 그들의 생환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4일과 5일 각각 2명의 실종자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5일 구조된 2명 중 1명은 한국 노동자 9명(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이 실종된 곳으로 추정되는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UT)-1 발전소 공사 현장 터널에서 구조됐다.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와 네팔군은 이날 오후 1시 15분쯤 터널 225m 지점에서 중국인 노동자 루하이타오를 구조했다. 그는 “멀리서 구조대의 불빛이 보일 때마다 힘껏 소리를 질렀다”며 “구조대원들이 와서 나를 발견했을 때는 정말 믿기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KDRT에 “(생존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있던 곳 근처에 1명이 더 있었다”고 전했다.
전날 구조된 네팔인 2명도 수력발전소 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UT-1 발전소에서 30㎞쯤 떨어진 UT-3A 발전소 지하 터널에서 구조됐다. 구조된 발전소 기계반장 산제이 사는 현지 매체에 “고립된 뒤 가까운 곳에 있던 동료 3, 4명과 소통했다”며 추가 생존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잇따라 생존자가 발견되면서 한국인 실종자 구조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KDRT는 “주변에 사람이 있었다”는 루하이타오의 진술을 토대로 네팔군과 긴급 협의에 나섰고, 6일 오전 터널 내부에 다시 들어가 집중 수색을 벌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터널이 넓어 공기와 피난 공간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네팔 당국은 좁고 어두운 터널 수색에 최적화된 스위스제 무인기(드론)도 터널 수색 작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5일 구조된 2명 중 다른 1명은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베트라와티 마을의 가옥에서 발견됐다. 인근 도로복구 작업을 위해 투입됐던 한 경찰관이 매몰 가옥 근처에서 흐느끼는 소리를 들은 뒤, 창문을 부수고 진흙을 헤쳐 60대 네팔 여성 찬디카 슈레스타를 구조했다.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는 “(이번 구조가) 전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NDRRMA)에 따르면 이번 대홍수로 인한 네팔 내 사망자는 6일 오전 11시 기준 1,341명이며 실종자는 4,996명이다.
- 최동순 기자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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