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신종 바이러스’까지 만들었다…번식도 성공

김민호 기자

미국 연구진, 챗GPT 이용하듯 AI에 DNA 학습시켜
AI가 생성한 신종 바이러스 설계도 70만 개 활용

게티이미지뱅크

과학자들이 사상 최초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신종 바이러스를 만들고 번식까지 확인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학 발전과 생물무기 개발에 활용 가능한 양날의 검이 탄생한 순간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스탠퍼드대와 아크연구소 소속 과학자들은 이날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간하는 유력 학술지 사이언스에 ‘유전체 언어 모델을 이용한 박테리오파지의 생성적 설계’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보(evo)’라는 AI에 자연계의 DNA 패턴(구조)을 학습하도록 가르친 후, 그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바이러스 설계도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연구진이 설계도를 활용해 DNA 분자를 만들어 박테리아에 주입하자 박테리아가 자연계에 없었던 신종 바이러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바이러스 16종은 다른 박테리아를 실제 감염시키는 데 성공했다.

NYT는 바이러스가 감염(번식)에 성공한 것을 두고 “바이러스가 생존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구진은 신종 바이러스들이 인간에게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들이 박테리아만 감염시킬 수 있는 ‘파이 X-174’라는 자연 발생 바이러스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파이 X-174는 박테리오파지의 일종으로 오직 대장균만 감염시켜 파괴해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와 여러모로 유사한 AI 이보를 활용했다. 챗GPT가 언어 정보를 학습해 서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단어들을 배열하듯, 이보는 유전자 정보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형태)을 학습해 설계도를 만들었다. 이보는 70만 개에 이르는 설계도를 그려냈고 연구진은 이 가운데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들만 추려 실험을 진행했다.

과학계는 이번 연구가 의학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자칫 악용되거나 인간에게 위협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영국 옥스퍼드대 소속 단백질 화학자 올리버 크룩 박사는 NYT에 “당신이 AI에 ‘이봐, 전염성이 더 높거나 더 치명적이게 변형된 인플루엔자 게놈을 만들어줘’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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