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치 미사일까지 중동 갔다… “1500발 쏜 美, 北과 전쟁 시 주한미군 취약” 우려
김민호 기자
패트리어트 미사일 재고 1700발 미만
이란과 전쟁 벌인 5개월간 1500발 사용
한국 등 아시아 지역 물자를 중동 재배치

지난해 8월 독일 운터뤼스에서 열린 탄약 제조업체 라인메탈의 신규 포병 공장 준공식에 에이태큼스(ATACMS·육군전술미사일체계)가 전시돼 있다. 운터뤼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미국 방공 미사일 재고가 급감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이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장비와 탄약을 끌어모아 중동으로 재배치하는 상황이다. 주한미군 전력 역시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NYT는 이날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현재 보유한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재고가 1,700발보다 적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을 개시한 후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1,500발 이상 사용했다. 재고를 회복하려면 2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은 개전 당시에 길어야 한 달이면 전쟁이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정부는 탄약이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직접 글을 올려 “특히 특정 유형의 탄약을 엄청나게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장거리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장거리 미사일은 공격자가 공격당할 위험 없이 상대를 공격 가능해 현대전의 필수품으로 꼽힌다. 익명 미 당국자들은 NYT에 미군이 차세대 정밀타격미사일(PrSM)과 육군 전술미사일체계(ATACMS·에이태큼스) 재고를 대부분 소모했다고 밝혔다.
NYT는 미국 미사일 재고 고갈이 장기적으로 아시아 지역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탄도미사일에 무방비 상태로 놓인 상황이 아시아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대만에 꼭 필요한 무기인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상당량이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이동했다.
특히 대북 대비 태세 약화가 우려된다고 NYT는 분석했다. 첨단 방공 미사일 수백 발이 한국과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보내졌고 미 해군 항모 강습단과 첨단 구축함 일부도 차출됐다는 것이다. 미 당국자는 NYT에 “국방부가 전술 감시 자산을 중동으로 돌리고 방공망을 철수함에 따라 주한미군 역시 북한과의 전쟁 시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미 정부 안에서 고개를 들었다고 NYT는 전했다. 한국과 일본이 미군이 비핵 전력만으로 자신들을 보호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 김민호 기자kmh@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