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장편영화 주연 꿰찬 ‘AI 배우’… 인간 연기자 일자리 결국 뺏나

이현주 기자

작년 9월 공개된 ‘틸리 노우드’ 데뷔작 제작
“육체 없는 AI의 성장통 그린 코미디 영화”

인공지능(AI) 배우 ‘틸리 노우드’. 틸리 노우드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인공지능(AI) 배우’가 결국 장편영화 주연으로 발탁돼 스크린 데뷔를 앞두게 됐다. 지난해 9월 공개돼 세계 영화계에 파장을 일으킨 영국 기반 AI 배우 ‘틸리 노우드’가 그 주인공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AI 기반 영상 제작사인 ‘파티클6’는 이날 노우드가 주연을 맡게 될 영화의 개발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영화 제목은 ‘미스얼라인드(Misaligned 어긋난)’다. 코미디 장편영화인 ‘미스얼라인드’는 실제 육체를 지닌 채 살아본 경험이 없는 노우드가 악성 프로그램의 유혹에 넘어가 자신에게 설정된 안전장치를 무시했다가 혼란을 겪는 일종의 ‘AI 성장물’이다.

파티클6는 감독, 작가, 편집자 등 영화 전문가들과 AI 기술자들이 협업해 영화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배우 출신으로 파티클6를 설립한 엘린 반데르 벨덴은 “노우드를 통해 창작 산업에서 AI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첫 장편영화 제작을 통해 최신 AI 도구와 그 활용 사례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기존 영화인들이 새로운 기술 역량을 갖추고 AI가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미래 제작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영화계로부터 환영받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영화산업 종사자들은 ‘AI 배우의 등장’ 자체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9월 스위스 취리히 영화제 부대행사에서 노우드가 대중 앞에 처음 선보였을 당시, 미 할리우드 배우·방송인노동조합(SAG-AFTRA)은 성명을 통해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라 수없이 많은 전문 연기자의 작업 결과물을 습득해 컴퓨터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힐난했다. 조합은 “배우들의 연기를 훔쳐 그들을 실직 상태로 만들고 공연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며 인간의 예술성을 훼손하는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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