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모든 게 美 손아귀에 있었다…두시간만에 무너진 13년 독재
항공기 150여대 출격, 델타포스는 은신처 급습
CIA 현지 요원 파견, 마두로 측근도 포섭
작전 개시 2시간20여분 만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체포
트럼프는 마러라고 자택에서 실시간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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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상공에 포착된 미군 헬리콥터. 로이터 연합뉴스
“행운을 빈다. 신의 가호가 함께하길(Good luck and Godspeed).”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작전명 ‘확고한 결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신호로 시작됐다. 미군 항공기 150여 대는 새벽 새까만 어둠을 뚫고 베네수엘라 상공으로 날아들었다.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를 태운 헬기가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 안전가옥을 기습했다. 13년 동안 베네수엘라를 통치한 마두로 대통령은 작전 개시 2시간20여분 만에 붙잡혀 미국으로 압송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참모들과 함께 이 상황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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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새벽 1시경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루스소셜에 업로드된 베네수엘라 공격 영상 캡처. 트루스소셜
미군 전광석화로 급습, 마두로 은신처서 체포
미국 전력은 압도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 개시’를 명령한 건 2일 오후 10시 46분이었다. 지시가 떨어지자 미국 지상 및 해상 기지 20여 곳에서 B-1 폭격기, F-22, F-18, E/A-18, F-35 전투기, E-2 정찰기 등 150여 대가 출격했다. 3일 오전 2시 카라카스 하늘에 굉음이 터졌고, 베네수엘라 국방부 인근은 연기와 불길이 목격됐다. 미국의 사이버 작전으로 카라카스 일부 지역에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보유한 특별한 전문 기술로 전기가 끊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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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대통령 압송 일지. 송정근 기자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사이 미군 특수부대를 태운 헬기가 3일 오전 1시 1분(베네수엘라 시간 오전 2시 1분) 마두로 대통령의 은신처에 도착했다. 해수면 30m 상공의 저고도 비행으로 탐지를 피한 터였다. 미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와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 나이트스토커가 체포 임무를 맡았다. 델타포스는 지상에 내린 지 3분만에 은신처 문을 폭파하고, 건물 진입 5분만에 침실에 있던 마두로 대통령의 신변을 확보했다. 작전 시작 2시간 20여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마치 요새처럼 삼엄한 경비 속에 있었다”라며 “철문이 있고, 사방이 단단한 철로 둘러싸인 안전지대(safety space)가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순식간에 공격당해 들어가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를 헬기에 태운 뒤 오전 3시 29분 카리브해에 있는 미국 이오지마급 강습 상륙함에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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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국외 이송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가 USS 이오지마함에 탑승해 있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도널드 트럼프 트루스소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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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사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사진 오른쪽),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함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군사 작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트루스소셜
CIA 침입부터 측근까지 포섭 ‘미국 손바닥 위’
마치 ‘정밀한 외과 수술’ 같았던 이번 작전 성공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전과 철저한 훈련이 더해진 결과다. CIA는 지난해 8월부터 베네수엘라에 은밀히 정예 요원을 파견해 마두로 대통령의 생활 패턴을 샅샅이 수집했다. 스텔스 드론을 이용해 마두로 대통령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측근까지 포섭해 작전 당시 정확한 위치를 파악했다. 델타포스는 은신처를 그대로 복제한 모형 가옥을 만들어 진입 방법을 훈련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수시로 침대와 휴대폰을 바꾸고, 배신을 우려해 동맹국 쿠바 요원까지 배치했으나 미국의 손아귀에 있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저항할 경우 사살까지 고려했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면서 많은 저항과 총격이 있었다고 답했다. 미군 일부가 부상당하고 헬기가 파손됐지만 단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다고 그는 전했다.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육군·해군·공군·해병대·우주군이 CIA·국가지리정보국(NGA) 등 정보기관 및 법집행기관과 전례 없는 수준으로 협력했다”며 “CIA 팀은 마두로가 어디에 살고, 어디로 여행하고, 무엇을 먹고 입고, 그의 반려동물은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에서 군 장성·참모들과 함께 체포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그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며 “그것(체포 과정)이 매우 복잡했다. 나는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미군에 생포된 마두로 대통령은 관타나모만 미 해군기지를 거쳐 마약단속국(DEA) 뉴욕 지부로 이송됐다. 백악관은 엑스(X) 계정에 마두로 대통령의 압송 장면이 담긴 ‘범죄자가 걸어갔다’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양쪽 손이 묶여 DEA 요원에 결박된 채 복도로 걸어 나온다. 후드티에 모자, 슬리퍼를 착용한 그는 옆에 있는 요원에 “굿 나잇, 해피 뉴 이어”라고 말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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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앞줄 가운데)이 3일 미국 뉴욕 마약단속국(DEA) 뉴욕 지부로 보이는 건물 안에서 마약단속국 요원들의 감시를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미 백악관 엑스 긴급대응 계정(@RapidResponse47) 영상 캡처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