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롤러코스터에 멀미난 개미…변동성 장세에 커버드콜 몰린다
김민순 기자
커버드콜 ETF 순자산 26.4조
월 분배금·옵션 프리미엄 매력
상승장 지속 시에는 수익 제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출렁이는 국내 증시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피난처를 찾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하루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며 증시 방향성 예측이 어려워지자 변동성을 낮추면서 꾸준한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을 돌리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커버드콜ETF 61개의 순자산총액은 16일 기준 26조3,938억 원에 달한다. 연초 대비 11조 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관련 상품도 52개에서 61개로 증가했다.
커버드콜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국내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를 견인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조한 실적 전망에도 급락하고,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통과)과 중국의 인공지능(AI) 추격 우려가 부각될 때마다 주가가 크게 출렁이면서 투자자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또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커버드콜은 주식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콜옵션(해당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고, 그 대가로 옵션 프리미엄을 얻는 전략을 활용한 상품이다. 주가가 하락하거나 횡보할 때도 옵션 프리미엄을 통해 손실을 일부 완충하거나 분배금을 통한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최근에는 월배당과 커버드콜 전략을 결합하거나 주가에 맞춰 운용전략을 조정하는 액티브 상품도 등장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분배금은 하락장에서도 투자를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커버드콜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커버드콜 상품 투자 시 유의할 점도 있다. 커버드콜 구조상 주가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상승분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고, 급락 시에는 옵션 프리미엄만으로 손실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장기 상승장에서는 지수추종ETF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따른 선별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변화는 반도체 수요의 급격한 붕괴보다 과도하게 누적된 레버리지와 높아진 기대가 빠르게 조정되는 과정에 더 가깝다”며 “단기간에 변동성이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 김민순 기자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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