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위한 유혈사태 안 돼” 미국 곳곳 반전시위…뉴욕시장도 반대

워싱턴·뉴욕 등지에서 집회 이어져
맘다니 “노골적 국제법 위반” 비판
민주당, 상원 ‘전쟁권한법’ 표결 준비

3일 시위자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을 비판하는 행진을 벌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EPA 연합뉴스

3일 시위자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을 비판하는 행진을 벌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새해 벽두에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압송해 온 데 대해 미국 내 반발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과 뉴욕 등 주요 대도시에서 반전 시위가 열렸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인사들은 이번 공격을 두고 ‘불법적 전쟁 개시’라 비판했다. 다만 베네수엘라인 공동체 등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환영의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침공이 벌어진 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는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전쟁 반대”나 “석유를 위해 피를 흘리지 말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밝은 노란색 팻말을 들었다. 해당 시위를 주최한 반전단체 앤서(ANSWER) 연합의 벤 지네비치(28)는 “트럼프는 미국을 제대로 통치하지도 못하면서 베네수엘라를 통치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시위는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도 이어졌다.

미국의 공습을 환영하는 시위도 있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워싱턴 반전시위 현장에서 몇 블록 떨어진 장소에서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환영하는 소규모 시위도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시위에는 마두로 정부의 독재와 경제난을 피해 미국으로 온 이민자들이 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거세다. 최근 임기를 시작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대표적이다. 맘다니 시장은 이날 엑스(X)를 통해 “주권 국가를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전쟁행위이자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골적인 정권 교체 시도는 해외 거주자뿐 아니라 뉴욕 시민, 특히 이 도시를 고향으로 부르는 수만 명의 베네수엘라인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미국 우선주의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애초 이번 작전을 “눈부신 야간 공격”이라고 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하자 “이라크 전쟁 실패가 떠오른다”며 거리를 뒀다. 대표적 마가 인사였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멀어진 마조리 테일러 그린(공화) 하원의원은 “다른 나라 정권교체를 위한 전쟁은 끝낸다는 생각으로 트럼프에게 투표했으나 착각이었다”며 공개 비판했다.

연방의회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침공과 관련한 정보를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보도에 따르면 상·하원의 의장과 부의장, 양원 정보위원회 위원장·간사로 이뤄진 일명 ‘8인 위원회’도 공습 개시 직후에야 행정부의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다음주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행동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상원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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