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주가 뚝… 삼성·하이닉스 반등 카드는 ‘주주환원’

김민순 기자

KB증권, 삼전 주주환원 최대 200조 전망
SK하이닉스도 3분기 추가 환원책 예고
“대규모 환원이 주가 재평가 신호탄 될 것”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역대급 실적에도 급격한 조정을 겪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등 카드로 ‘주주환원’이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을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주느냐가 두 회사의 주가는 물론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이끌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반도체 투톱의 주가 조정은 가팔랐다. 지난달 31일 26만2,500원 수준이었던 삼성전자는 이날 23만 원에 장을 마치며 이달 들어 12.4%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171만8,000원에서 142만 원으로 17.3%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89조4,924억 원, 60조5,4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3.8%, 557.2% 급증하며 실적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친 것이다.

시장에서는 주주환원 확대가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현금 여력이 크게 늘어난 만큼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는 외국인을 돌려세울 카드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KB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신규 주주환원 정책 규모가 연간 최소 100조 원에서 최대 2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주주환원 규모가 최소 10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 현 주가 기준 배당 수익률은 7%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규모 주주환원은 주가 재평가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벌어들인 이익에 비해 주주환원에 인색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사업 자금을 제외한 잉여 현금을 주주에게 적극적으로 돌려주기보다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데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초과현금 10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힌 미국 마이크론과 대비된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임직원 성과급으로 영업이익의 10%를 지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한층 커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특별배당을 포함한 추가 주주환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SK하이닉스도 지난 7일 보통주 1주당 375원의 분기 배당을 결정하고, 3분기 중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지난 7일 정규장에서 4.88% 급락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관련 내용이 공개된 뒤 애프터마켓에서 낙폭을 1%로 줄였다. 주주환원 확대가 위축된 투자심리를 되돌리고 주가 반등을 이끌 촉매로 주목받는 이유다.

다만 강한 상승 탄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주주환원 확대와 함께 증시 전반의 투자여건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 위험은 낮다”면서도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려면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과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 완화, 반도체 이외의 이익성장 동력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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