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호 이름 놓고 신경전…‘펜실베이니아호’ 이어 ‘클리블랜드 만’ 등장
클리블랜드 시의회 13대 1로 결의안 통과…펜주 의원은 ‘Lake Pennsylvania’ 개명 추진
미국 오대호 가운데 하나인 이리호(Lake Erie)를 둘러싼 ‘이름 바꾸기’ 논쟁이 펜실베니아와 오하이오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다.
펜실베니아 주 하원의원이 이리호를 ‘펜실베니아호(Lake Pennsylvania)’로 바꾸자고 제안한 데 이어, 이번에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시의회가 시 앞바다 일부를 ‘클리블랜드 만(Gulf of Cleveland)’으로 부르기로 결의했다.
클리블랜드 시의회는 지난 9월 14일 이리호 가운데 클리블랜드 시 해안선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해안에서 약 2마일 떨어진 수역을 ‘Gulf of Cleveland’로 명명하는 긴급 결의안 1047-2026을 통과시켰다. 시의회 공식 기록에 따르면 결의안은 통과됐으며, 현지 언론은 표결 결과가 찬성 13표, 반대 1표였다고 전했다.
결의안을 발의한 크리스 하쉬(Kris Harsh) 클리블랜드 시의원은 이 조치가 최근 미국 내에서 이어진 지명 변경 논란을 풍자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결의안은 이리호 전체의 공식 명칭을 변경할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며, 클리블랜드 시가 자체 문서와 지도 등에서 해당 수역을 부르는 명칭에 관한 상징적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하쉬 의원은 시의회 발언에서 펜실베니아에서도 실제로 이리호의 이름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며 펜실베이니아 주 하원의 데이비드 말로니(David Maloney) 의원의 제안을 언급했다.
버크 카운티 일부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소속 말로니 의원은 최근 이리호의 이름을 ‘Lake Pennsylvania’로 변경하도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 의회, 미 내무부에 필요한 조치를 요청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펜실베이니아 주의회 기록상 9월 9일 현재 해당 문서는 공동 발의자를 모집하기 위한 메모 단계이며 정식 결의안으로 제출되지는 않았다.
말로니 의원은 펜실베니아가 접하고 있는 유일한 오대호가 이리호라는 점을 개명의 이유로 내세웠다. 그는 프레스크아일(Presque Isle)과 이리 블러프스(Erie Bluffs)를 찾는 관광객과 낚시·보트 이용객 등이 지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리호가 펜실베이니아의 현대적 경제와 정체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리블랜드 측의 ‘클리블랜드 만’ 결의는 이 같은 펜실베이니아의 제안까지 소재로 삼은 풍자적 대응이다. 하쉬 의원은 발언에서 “펜실베이니아 사람들이 우리보다 앞서가게 둘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지역 간 경쟁을 유머로 표현했다.
결국 현재까지 ‘펜실베니아호’와 ‘클리블랜드 만’ 모두 이리호 전체의 국제적·지리적 공식 명칭을 대체한 것은 아니다. 펜실베이니아의 개명안은 아직 제안 단계이고, 클리블랜드의 결의도 시 경계에 접한 일부 수역을 대상으로 한 상징적 조치다.
그러나 미국의 대표적인 담수호인 이리호를 둘러싼 이번 명칭 논쟁은 지명과 지역 정체성, 정치적 풍자가 결합하면서 당분간 관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