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강간·살인’ 서장이 반대했다” 증언… 부친 “증거인멸은 짐 정리 차원”

최현빈 기자

수사 라인 지휘부 사무실 압수수색 진행
강간살인 아닌 일반 살인 적용 경위 수사
장윤기 父 “아들 집 비밀번호, 경찰이 알려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이 11일 전남광주의 광주경찰청 압수수색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전남광주=연합뉴스

전남광주에서 여고생을 살인한 장윤기에 대한 경찰의 ‘봐주기 수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이 11일 해당 사건 관할지인 광주 광산경찰서 서장실과 광주경찰청 청장실을 압수수색했다. 당초 장윤기에게 강간 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 혐의가 적용된 배경에 윗선의 입김이 있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 지휘부로 수사를 확대한 것이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약 6시간 30분가량 전남광주의 광주경찰청장실과 광산경찰서장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특별수사팀은 광주경찰청 강력계장-수사부장-청장으로 이어지는 지휘 책임자 사무실 등 3곳과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실과 서장실 등 2곳에서 증거 확보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팀은 장윤기에게 ‘강간 목적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현장 수사관들의 의견이 최종 수사 결과에 반영되지 않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구속된 A 경감의 독단적 판단이었는지, 아니면 광산서장 등 윗선에서 내려온 지시였는지를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특별수사팀은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광산경찰서장이 압수수색 등 주요 수사 절차를 직접 지휘했으며, 강간살인 혐의 적용에도 반대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장윤기에게 일반 살인죄를 적용했으나 보완수사에 나선 검찰이 ‘강간 등 살인죄’로 혐의를 변경해 재판에 넘겼다. 일반 살인죄는 형량 하한이 징역 5년인 반면 강간 등 살인죄는 최소 무기징역으로 처벌된다. 여기에 더해 장윤기 부친이 광주전남 지역의 현직 중간 간부급 경찰관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당시 경찰이 일부러 ‘부실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연일 확산하고 있다.

한편 이날 특별수사팀에 따르면 장윤기 부친은 지난 8일 첫 소환 조사에 이어 전날 경찰에 두 번째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자신이 아들의 자택과 차량에서 중요 증거물을 치운 데 대해 “짐 정리 차원이었다”며 증거인멸 의도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훼손된 리얼돌을 폐기한 것을 두고도 “지금 시점에야 그게 중요한 증거물이라는 걸 이해하지만 그때(5월) 당시엔 경찰에서 (아들의) 집 주소나 비밀번호를 알려주니까 치워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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