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토마호크 49발 발사”…美·이란 이틀째 보복 공습
김소희 기자
미국 “추가적 공습 시작”…이란 남부 공격
이란은 미 해군 제5함대·기지 등 반격 대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이민세관단속국(ICE) 관련 예산안 서명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이 아파치 헬기 격추 사건 이후 연 이틀 대이란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49발의 토마호크 미사일로 이란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추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미 해군 제5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물밑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군사적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강하게 타격할 것” 발언 5시간 만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엑스(X)를 통해 “오늘 오후 5시 15분(한국시간 11일 오전 6시 15분)부터 최고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이란 내 여러 목표물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위적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공습은 “이란의 부당하고 지속적인 공격 행위에 대한 대응”이라고 규정했다. 추가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이란을 더욱 강하게 다시 타격할 것”이라고 말한 지 약 5시간 만에 단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투기 폭격과 함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49발을 이란 내 공격 목표물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목표물 일부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약 40마일(약 65km) 거리에 있었고, 다른 목표물 일부는 페르시아만에 접한 이란 서부 해안 지역에 있었다고 한다.
종전 협상을 위해 압박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공격이 곧 중단될 것이라면서도, 이란이 미국과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목요일 밤 그들을 폭격해 박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폭탄으로 협상해야 한다면 우리는 폭탄으로 협상할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그 일에 뛰어나다”고 경고했다.
이란, 드론 공격으로 반격

10일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들이 날아가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공습으로 이란은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이란 언론들은 호르무즈해협 인근의 케슘섬과 키시섬, 남부 도시인 반다르아바스, 미나브, 시릭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남부 일대 상수도와 저수지, 에너지 시설 등이 파괴된 흔적도 발견됐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이란 남서부 아살루예주의 가스전과 화학공장이 피격됐다고 전했다.
이란도 곧 반격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의 이란 남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바레인에 주둔한 미 해군 제5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쿠웨이트 내 미군기지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IRGC는 이번 반격으로 미국의 ‘주요 표적’ 18곳을 타격 및 파괴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군 측의 공식 확인이나 발표는 없었다. 또한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폐쇄해 유조선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통행을 금지하겠다며 봉쇄를 강화했다.
앞서 타스님통신은 이날 군 소식통을 인용해 “어젯밤 우리는 미국의 어떤 무모한 행동이라도 이란의 즉각적 대응을 유발할 것이며, 이란은 어떤 공격적 행동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군은 오늘 저녁 최고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미국이 어떤 공격적 행동을 취하더라도 다시 한번 가혹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4월 7일부터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아파치 헬기 격추 이후 무력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반복적 공습은 이란과의 평화 협상이 임박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발언과 모순된다”며 “두달 전 선언된 휴전의 신뢰성을 더욱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 김소희 기자kims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