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니아 대법원 “스킬 게임은 불법 도박기기”

“사실상 슬롯머신”… 120일간 단속 유예

주 의회, 과세·규제 입법 압박 커져

펜실베니아주 대법원이 주 전역의 편의점, 주점, 사교클럽 등에 설치돼 온 이른바 ‘스킬 게임’ 기기가 현행법상 불법 도박기기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주 대법원은 15일 월요일, 펜실베니아에서 운영 중인 스킬 게임 기기들이 주 게임관리법과 형법의 적용을 받는 슬롯머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그동안 합법과 불법 사이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던 스킬 게임 산업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됐다.

스킬 게임은 이용자가 퍼즐 풀이, 패턴 인식, 기억력, 순발력 등 일정한 기술적 요소를 활용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해 온 전자식 게임기다. 대표적으로 ‘펜실베니아 스킬’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기기들은 편의점, 주유소, 바, 지역 클럽 등에 널리 설치돼 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기술적 요소가 포함돼 있다고 해서 해당 기기들이 도박 관련 법규의 적용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데이비드 웨흐트 대법관은 하급심의 법 해석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며, 법을 있는 그대로 적용할 경우 스킬 게임 기기는 게임법과 형법 모두의 적용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2014년 이후 펜실베니아에서 이어져 온 스킬 게임 합법성 논란을 뒤집는 결정이다. 제조업체 페이스오매틱은 과거 하급 법원 판결을 근거로 스킬 게임이 합법이라고 주장해 왔고, 2023년 주 법원도 해당 기기들이 불법 도박기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주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그 판단을 뒤집었다.

다만 대법원은 즉각적인 단속에는 120일의 유예 기간을 뒀다. 이는 주 의회가 스킬 게임을 어떻게 규제하거나 과세할지 결정할 시간을 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따라서 판결 직후 곧바로 모든 기기에 대한 법 집행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업계와 설치 업소들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놓이게 됐다.

현재 펜실베니아주에는 약 7만 대의 스킬 게임기가 운영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주에서 규제하는 카지노 슬롯머신 수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그동안 스킬 게임은 카지노와 달리 엄격한 주 감독이나 세금 체계 밖에서 운영돼 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계속돼 왔다.

조쉬 샤피로 주지사와 일부 주 정책 입안자들은 스킬 게임을 새로운 세수원으로 보고 규제와 과세를 추진해 왔다. 샤피로 주지사는 2026-27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스킬 게임 총 단말기 수익에 52%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이를 통해 연간 20억 달러 이상의 세수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공화당 소속 주 상원 지도부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게임 산업 개혁이 예산 협상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킴 워드 주 상원 임시의장과 조 피트먼 상원 다수당 대표는 성명에서 스킬 게임 확산은 공공 안전 문제이며, 새로운 수익은 주 일반기금으로 편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브 선데이 주 법무장관은 이번 판결을 “펜실베니아 소비자와 납세자, 법치주의를 위한 중요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해당 기기들이 도박 기기로 간주돼야 하며,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다른 게임 형태와 마찬가지로 감독과 규제, 책임 체계 안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스킬 게임 제조업체인 페이스오매틱은 강하게 반발했다. 회사 측은 대법원 판결이 하급심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이번 결정으로 펜실베니아 내 1만 개 이상의 소규모 사업체와 친목 단체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측은 스킬 게임이 지역 소상공인과 재향군인 단체, 사교클럽 등에 중요한 수입원이 되어 왔다며, 전면 금지보다는 공정한 세금과 합리적 규제를 담은 입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일부 주 의원들이 이미 스킬 게임 규제 법안을 발의한 만큼, 향후 120일 동안 주 의회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카지노 업계는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카지노 측은 스킬 게임이 사실상 무허가 슬롯머신처럼 운영되며 기존 카지노 산업과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줘 왔다고 주장해 왔다. 대법원의 판단으로 카지노 업계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게임기 합법성 문제를 넘어 펜실베니아의 도박 산업, 세수 확보, 소상공인 수입, 공공 안전 문제를 모두 흔드는 중대 사안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주 의회가 스킬 게임을 금지할지, 카지노와 유사하게 규제·과세할지에 따라 관련 업계의 운명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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