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또 폭락…”공포에 던졌다” 반도체 쇼크에 코스피 연일 패닉

김민순 기자

코스피, 5.98% 하락한 5663.24
6000 붕괴, 장중 5200선까지 밀려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
中의 추격·SK하이닉스 실적에 투매
반도체 산업 관련 불확실성 더 커져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코스피가 연일 급락하며 시장의 공포를 키우고 있다. 중국발 반도체 리스크가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분기 실적마저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코스피는 장중 5,200선까지 밀렸고, 사상 처음으로 2거래일 연속 서킷브레이커(매매 중단 조치)가 발동됐다.

6,000선도 밀렸다…얼어붙은 투자심리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360.42포인트(5.98%) 하락한 5,663.24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전날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내 하락 전환하며 장중 5,262.77까지 밀렸다. 코스닥도 43.17포인트(6.12%) 급락하면서 662.68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반도체 기업 추격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5.23% 떨어지며 20만 원대를 간신히 지켰다. SK하이닉스는 9.61% 하락한 140만1,00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5월 4일(144만7,000원) 이후 약 3개월 만에 140만 원대로 떨어진 것으로, 전고점(291만7,000원)을 달성한 6월 25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이날 장중 주가가 19.61%까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1,000조 원대 아래로 축소되기도 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60조 원을 넘어서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지만, 시장 전망치를 밑돈 데다 별도의 주주환원책도 내놓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하고 가격은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구조라고 밝혔지만 설명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반도체 업황 우려와 주주환원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 나오지 않으면서 실망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9,701억 원, 1조2,282억 원을 순매도하며 패닉셀(공황매도) 양상을 보였다. 기관이 3조1,604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매도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장중 낙폭이 확대되면서 전날에 이어 양 시장에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정지)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장중 10% 넘게 급등하며 9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증권가, ‘삼전·닉스’ 목표가 하향…V자 반등 기대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던 증권가도 표변하고 있다. 흥국증권은 현재 시장이 인공지능(AI) 산업의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과 중국 반도체 기업의 부상이 맞물리며 수요와 공급을 둘러싼 최악의 가능성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5만 원에서 37만 원으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420만 원에서 280만 원으로 각각 주저앉혔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반도체 업종은 AI 투자 확대와 공급 병목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이제는 투자 효율성과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투자 경쟁에서 신중한 기조를 유지해 온 애플이 최근 엔비디아를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복귀한 것도, 안정적인 실적과 현금창출력을 주목하는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엔비디아 중심으로 불거진 ‘순환금융’ 논란도 반도체 랠리의 지속 가능성을 흔드는 변수로 지목된다.

다만 시장의 반응이 기업 가치와 실제 산업 환경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KB증권은 “이번 조정은 펀더멘털이 아닌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된 극단적 하락”이라며 “오히려 V자 반등의 가시권에 진입하고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코스피#반도체#SK하이닉스#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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