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도 내 편’?… 트럼프, 美 250돌 행사 끝까지 밀어붙인 이유
워싱턴=권경성 특파원
美 250돌 행사 강행 경위 소개
“불꽃쇼 끝나자 비… 놀라운 밤”

미국 건국 250주년 독립기념일인 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 워싱턴 도심 대형 잔디 공원 행사장에서 연설을 마친 뒤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 등 가족과 함께 관람석에 앉아 불꽃놀이를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건국 250주년 독립기념일 행사가 악천후에 따른 파행에도 결국 끝까지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폭풍우가 자신을 도운 덕이라고 해석했다. 매사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재차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전날 행사가 강행된 경위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전날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7시 5분 행사장인 워싱턴 도심 대형 잔디 공원 내셔널몰 일대에 모인 인파의 규모는 42만2,000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폭풍우를 예고하는 강풍과 번개 탓에 행사가 취소되고 사람들이 대피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가 취소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그 결정을 뒤집었고 사람들에게 다시 돌아올 시간을 주기 위해 잠시 기다렸다”며 “믿기 어렵게도 최소 15만 명이 돌아왔고 그 덕분에 행사는 원래 예정대로 진행됐더라면 예상됐던 것보다 훨씬 더 장관을 이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람객들의 대피와 신속한 재입장을 지원한 비밀경호국(SS) 및 법 집행기관의 대응을 치하한 뒤 “위대한 불꽃놀이가 끝난 직후부터 폭우가 쏟아지며 이 놀라운 밤이 더 극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을 운에 맡겼다. 행사가 차질을 빚고 있던 오후 9시 5분 트루스소셜 글을 통해 “폭풍은 어떤 상황이든 행운을 가져온다. 행사를 좀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기도 한다”며 “약간의 비가 우리의 250주년을 막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나는 곧 (연설을 위해)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한 낙관은 자신에게 운이 따른다는 신념 때문이다. 해당 게시물에서 그는 자신의 80번째 생일이었던 지난달 14일 백악관 앞 종합격투기(UFC) 경기 때도 폭우 확률이 100%로 예보됐지만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상기시켰다.
4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미국 건국 250주년 행사는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 뇌우 예보까지 겹치며 한때 중단됐다. 대피령이 내려지자 야외 행사장 등에 모여 있던 관람객들은 인근 건물 등으로 피신했다가 오후 9시가 넘어서야 행사를 재개한다는 주최 측의 안내에 따라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예정 시간보다 약 1시간 넘게 늦은 오후 11시 직후 시작됐고, 세계 최대 규모 기록 경신에 도전한 불꽃놀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직후인 오후 11시 59분 첫 폭죽을 쏴 올렸다.
- 워싱턴=권경성 특파원ficciones@hankookilbo.com
